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을 요청한다
- 하미 사건 행정소송 3차 변론기일 방청 후기 -
베트남전쟁 시기 1968년 하미 마을에서 벌어진 민간인학살피해에 대한 진실화해위원회(이하 진화위)의 조사 각하 처분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 소송 3차 변론 기일(4월 16일 화요일 오후 3시 40분)이 있었습니다.
이번 행정소송은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남주 변호사(법무법인 도담)와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 한베평화재단 이사) 두 분이 수고해주고 계십니다. 이날 3차 변론기일에서는 특정 내용을 두고 양자가 공방을 벌이거나 판사가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원고는 모든 변론과 증거 자료 제출을 마무리했다며 진화위의 활동기간이 2025년 5월까지인 점을 고려해 재판부가 속히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피고 또한 추가적으로 변론할 것이 없다고 하여 재판부는 3차 변론기일로 1심을 종결하고 6월 25일(화) 오후 1시 20분에 판결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이날 최후 변론에서 원고 측 대리인 김남주 변호사는 “외국에서, 외국인에 대하여 벌어진 전쟁시 사건이라 조상 대상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은 그 근거가 법률 규정에 없는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하며 진화위의 하미 사건 각하 처분 취소가 마땅함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하미학살 피해자들이 한국에 여러 차례 진상규명을 요청했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청와대에 청원서까지 제출했지만 국방부가 진실 인정을 하지 않아 마지막 남은 수단으로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 규명 신청을 한 점을 고려해 재판부가 신중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최후 변론에서 피고는 "원고가 진실 규명 범위 내에서 외국인을 배제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도 조사 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외국인을 진실 규명 범위에 포함한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하미 사건을 포함시키는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외교적 사안을 자칫 일국의 행정기관 조사 결과에 맡기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습니다.
2023년 2월, 평화기행단과의 만남에서 발언하고 있는 하미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 © 김창섭(이코노미21, 소박한자유인)
이번 변론기일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아주 짧았습니다. 원고와 피고의 최후변론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피고가 판결로 인한 외교적 파장을 우려한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퐁니·퐁녓학살 사건 국가배상소송에서의 피고 대한민국의 발언과 너무도 유사했습니다. 재판부도 이번 사안이 “선례도 없고”, “사회적 파장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재판이라며 원고와 피고가 추가 변론 없이 재판을 끝내게 된 점에 대한 부담감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피고 진화위의 허울 좋은 논리를 재판부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진화위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의 소신있는 판결로 진화위의 하미 사건 각하 결정이 잘못된 것임이 인정되고 상처받은 하미 마을 피해자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6월 25일(화), 연대의 마음 함께 해주십시오!
글 | 권현우 활동가
재판부의 신중한 판단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