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의 응우옌티탄(하미 마을) 자택에서 두 탄이 온라인으로 수상식을 함께 했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 전한 축하 꽃다발을 든 탄 님들
저물어 가는 2025년, 너무도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눕니다. 퐁니·퐁녓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님과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님이 제13회 리영희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1월 25일(화)에 리영희 재단이 수상 결과를 발표해 한국 언론은 물론 베트남 국영방송 VTV8 등의 언론과 베트남작가협회에서도 이번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수상 결과 발표 다음 날인 11월 26일, 베트남 국영방송 VTV8 뉴스(낮 11시 45분)에서 "두 명의 꽝남 학살 피해생존자 수상"을 제목으로 리영희상 수상을 보도하며 지난 6월 두 탄의 한국 방한 영상을 소개했다.
제13회 리영희상 선정 사유
리영희재단은 우리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고 우상을 타파하는 데 평생 매진한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리 선생의 정신을 오늘의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애쓴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고 지지하고자, 재단은 <리영희상>을 2013년부터 드리고 있습니다. ‘리영희 정신’이란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진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에 리영희재단은 제13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과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 두 분을 선정했습니다.
두 분의 수상자는 베트남 전쟁때인 1968년 한국군에 의해 가족 구성원을 잃고 자신들도 중상을 입었던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생존자입니다. 이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운좋게 살아났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에 지금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쟁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과 평화 공존을 위한 세계적 연대를 위해 다시 일어섰습니다. 특히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진실 투쟁을 10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아픈 과거를 직시할 것을 호소해 왔습니다. 리영희재단은 두 수상자가 개인적 비극을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동력으로 전환해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점을 평가해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12월 3일(수) 오후 4시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시상식이 열렸고 두 응우옌티탄 님도 다낭에서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2시간 동안 함께 했습니다. 두 탄 님의 수상과 의미를 알리는 김효순 리영희재단 이사장 님의 말씀과 정연순 심사위원장 님(법무법인 경 대표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영희 재단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수상자 소개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13회 리영희상 시상식 자료집을 하단의 첨부파일로 볼 수 있습니다.)
권현우 활동가와 김남주 변호사(가운데)가 두 탄을 대신해 상패를 받았다 (가장 왼쪽) 김효순 리영희재단 이사장, (가장 오른쪽) 심사위원장 정연순 변호사
국가배상소송 대리인단 김남주 변호사와 한베평화재단 사무처장 권현우 활동가가 두 탄 님을 대신하여 리영희상 상패를 받았고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두 탄 님께서는 수감 소감으로, 진실 규명 투쟁을 이어가며 겪은 심적 고통과 한국 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토로하면서도 이번 리영희상 수상으로 너무도 큰 용기와 기쁨을 얻게 되었고, 이번 일을 계기로 리영희 선생과 재단의 뜻깊은 사업을 알게 된 점에 대한 뜻깊은 소회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아래 수상 소감문 전문 첨부)
내가 기억하는 두 응우옌티탄 그리고 이번 수상의 의미를 토크쇼를 통해 나누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진실을 향한 끈질긴 동행 – 응우옌티탄과 함께한 사람들”을 주제로 30분간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임재성 변호사(국가배상소송 대리인단)의 사회로 김남주 변호사, 권현우 활동가 그리고 응우옌응옥뚜옌(다낭외대 한국언어문화학과 교수) 님이 패널로 참여해 이야기를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낭에서 함께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함께 한 뚜옌 교수(오른쪽)
특히 이날 뚜옌 님은 십 수년간 두 피해자의 곁에서 통역사, 번역가, 안내자로 함께 하며 느낀 소감을 전하며 현재 다낭외대에 베트남전 진실규명 문제에 공감하는 70여 명의 학생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베트남 청년들이 베트남의 피해자 그리고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하며 평화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포부를 전해주셨습니다.
이날 축하공연으로 평화의나무합창단의 ‘애국자가 없는 세상(권정생 시, 김준범 곡)’, 호아쓰 밴드(한베평화재단 짜노, 라니)의 ‘내가 바라는 것은’ 노래 공연이 진행되어 이날 시상식의 훈훈한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이번 리영희상이 베트남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베트남의 피해자분들에게 수여되어 더욱 뜻깊고, 베트남전쟁에 대한 양심과 정의의 목소리를 내신 리영희 선생님의 발걸음이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번 수상은 베트남전 진실규명의 책무를 회피하고 외면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리영희 재단과 한국 시민사회의 항의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두 응우옌티탄 님의 리영희상 수상을 함께 축하해주시고 기뻐해주신 재단 후원회원, 시민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 * * *
(제13회 리영희상 자료집에 수록된 수상자 소감과 수상자 소개)
(수상 소감 전문)
진실을 따르는 우리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응우옌티탄(하미 마을)
안녕하세요, 응우옌티탄이라고 합니다. 저는 1957년에 태어났고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 마을에서 일어난 학살의 피해생존자입니다. 지금은 다낭시에 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그날 제가 겪은 일들을 저는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린 소녀였던 그날부터 예순일곱 살의 할머니가 된 지금까지도 그날의 기억이 평생 저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열한 살이었는데 온 동네 사람들이 거의 다 죽었고, 저와 남동생은 살아남았지만 아주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와 남동생, 숙모와 숙모의 두 아이까지 모두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집도 다 불타버렸습니다.
올해 6월에 저는 일주일간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 방문 이후 저는 희망을 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국에서 저는 국회도 가고, 법원도 가고, 대통령실도 찾아가서 하미 학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다녀온 지 얼마 뒤 실망스러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한국의 진실화해위원회를 상대로 한 하미 마을 피해자들의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저희가 패소한 것이었습니다. 소식을 접하고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조카 중에는 이렇게 말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하시면 어때요. 힘도 많이 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잖아요.”
그런 와중에 저는 리영희상 수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너무 놀랍기도 했고요. 제가 그런 상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거든요. 솔직히 저는 처음에는 리영희 선생님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한국 친구들에게 리영희라는 사람이 베트남전쟁 당시 어떠한 일을 했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의 이름으로 상을 만들었는지도 이해하게 되었고요. 리영희라는 사람은 전쟁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감하게 나섰던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리영희상 수상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제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중에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의 피해생존자가 리영희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같은 피해자·유가족들은 나이가 많아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해주시고 저같은 피해자들을 도와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미 마을뿐 아니라 베트남 중부의 다른 마을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피해들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용기를 내어 충실하게 진상조사를 해주길 희망합니다. 또한 한국의 시민 여러분들도 계속해서 진실을 이야기 해주시고 저희 베트남 피해자들과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리영희상 수상은 저에게 믿음과 힘을 줬습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저는 더 열성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전해졌고,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된다는 사실이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에게 뜻깊은 상을 주신 리영희재단과 관계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저를 응원해주는 한국의 친구들과도 이 상의 기쁨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정의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이 말을 나누고 싶습니다. 진실을 따르는 우리는 더욱 강해지고 견고해질 것입니다. 진실은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고, 언젠가는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힘내요
응우옌티탄(퐁니 마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응우옌티탄이고 올해 65살입니다. 베트남 꽝남성 퐁니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1968년 퐁니·퐁녓 학살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피해생존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날 수많은 제 가족과 친척, 마을 이웃들, 노인, 여성, 아이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저는 운좋게 살아남았고, 그래서 죽은 분들을 대신해 진실을 꼭 말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살아왔습니다.
요즘 베트남 중부는 홍수 피해가 심각합니다. 최근에도 홍수 피해를 앞두고 집의 물건들을 옮기느라 저와 온 식구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11월 내내 비가 내렸고 홍수 피해가 이어져 요즘은 계속 집 걱정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기쁘게도 이번 리영희상 수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올해 6월에 저는 한국에 갔었고 법원까지 찾아가 다시 한번 저의 진실을 말했습니다. 이후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몇 번이나 한국을 다녀왔는데 새로운 소식이 없냐, 아직도 결과가 없는 거냐, 동네 사람들이 종종 저에게 묻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속상하고 힘이 빠집니다. 1심에서 이겼는데 국방부가 항소를 하고, 2심에서 이겼는데 또 상고를 해서 또다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법원에서 마지막으로 이기려면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다고 하는데, 어쩌면 내가 세상에 없어진 뒤에나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냥 포기하면 좋겠다, 저에게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3분의 2는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판으로 돈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그저 학살로 희생된 사람들이 저세상에서나마 편히 눈을 감았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는 수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너무 기뻤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리영희 상은 제가 그동안 진실을 말하기 위해 애써온 시간에 대한 큰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알게 되고, 평화에 대해 함께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제가 겪은 전쟁의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을 테니까요.
저는 리영희 선생님을 알지 못했지만 그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리영희라는 사람은 전쟁의 진실을 숨기지 않았고, 저와 같은 피해자의 편에서 서서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주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고맙고, 용감한 분이라고 생각이 들며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님과 가족분들 그리고 리영희 재단에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상은 저에게 큰 응원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리영희 상은 저에게 큰 힘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정신에 힘을 주었습니다. 제가 나이는 많지만, 희망이 있는 한 계속 노력할 겁니다.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돌아가신 부모님과 언니, 동생들 그리고 조상님의 무덤을 제대로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게 제 오래된 소원인데 아직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 아들딸들도 저마다 바쁘게 살고 있으니, 이런 일은 제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합니다.
한국의 새 정부가 베트남전 진실규명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퐁니 마을뿐만 아니라 전쟁의 무고한 피해자들 모두를 위해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들을 응원해주신 한국 시민 여러분도 고맙습니다. 특히 저를 도와 증언해주신 한국의 참전 군인분들과 옆에서 늘 힘이 되어준 한국 친구들 등 모든 분께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국가 배상소송 관련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심과 2심에서 이겼다는 것은 이미 이 길의 대부분을 걸어왔다는 뜻입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힘내요. 우리가 세상을 떠나도 우리의 아이들과 후세대들이 계속 이 싸움을 이어갈 겁니다.” 다시 한번 리영희 재단과 한국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시상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평안을 축원드립니다.
퐁니와 하미 마을 두 응우옌티탄 제13회 리영희상 수상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제13회 리영희상 수상식
다낭의 응우옌티탄(하미 마을) 자택에서 두 탄이 온라인으로 수상식을 함께 했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 전한 축하 꽃다발을 든 탄 님들
저물어 가는 2025년, 너무도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눕니다. 퐁니·퐁녓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님과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님이 제13회 리영희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1월 25일(화)에 리영희 재단이 수상 결과를 발표해 한국 언론은 물론 베트남 국영방송 VTV8 등의 언론과 베트남작가협회에서도 이번 소식을 전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수상 결과 발표 다음 날인 11월 26일, 베트남 국영방송 VTV8 뉴스(낮 11시 45분)에서
"두 명의 꽝남 학살 피해생존자 수상"을 제목으로 리영희상 수상을 보도하며 지난 6월 두 탄의 한국 방한 영상을 소개했다.
제13회 리영희상 선정 사유
리영희재단은 우리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고 우상을 타파하는 데 평생 매진한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리 선생의 정신을 오늘의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애쓴 개인이나 단체를 격려하고 지지하고자, 재단은 <리영희상>을 2013년부터 드리고 있습니다. ‘리영희 정신’이란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진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에 리영희재단은 제13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과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 두 분을 선정했습니다.
두 분의 수상자는 베트남 전쟁때인 1968년 한국군에 의해 가족 구성원을 잃고 자신들도 중상을 입었던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생존자입니다. 이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운좋게 살아났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에 지금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쟁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과 평화 공존을 위한 세계적 연대를 위해 다시 일어섰습니다. 특히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진실 투쟁을 10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아픈 과거를 직시할 것을 호소해 왔습니다. 리영희재단은 두 수상자가 개인적 비극을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동력으로 전환해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점을 평가해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12월 3일(수) 오후 4시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시상식이 열렸고 두 응우옌티탄 님도 다낭에서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2시간 동안 함께 했습니다. 두 탄 님의 수상과 의미를 알리는 김효순 리영희재단 이사장 님의 말씀과 정연순 심사위원장 님(법무법인 경 대표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영희 재단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수상자 소개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13회 리영희상 시상식 자료집을 하단의 첨부파일로 볼 수 있습니다.)
권현우 활동가와 김남주 변호사(가운데)가 두 탄을 대신해 상패를 받았다
(가장 왼쪽) 김효순 리영희재단 이사장, (가장 오른쪽) 심사위원장 정연순 변호사
국가배상소송 대리인단 김남주 변호사와 한베평화재단 사무처장 권현우 활동가가 두 탄 님을 대신하여 리영희상 상패를 받았고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두 탄 님께서는 수감 소감으로, 진실 규명 투쟁을 이어가며 겪은 심적 고통과 한국 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토로하면서도 이번 리영희상 수상으로 너무도 큰 용기와 기쁨을 얻게 되었고, 이번 일을 계기로 리영희 선생과 재단의 뜻깊은 사업을 알게 된 점에 대한 뜻깊은 소회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아래 수상 소감문 전문 첨부)
내가 기억하는 두 응우옌티탄 그리고 이번 수상의 의미를 토크쇼를 통해 나누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진실을 향한 끈질긴 동행 – 응우옌티탄과 함께한 사람들”을 주제로 30분간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임재성 변호사(국가배상소송 대리인단)의 사회로 김남주 변호사, 권현우 활동가 그리고 응우옌응옥뚜옌(다낭외대 한국언어문화학과 교수) 님이 패널로 참여해 이야기를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낭에서 함께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함께 한 뚜옌 교수(오른쪽)
특히 이날 뚜옌 님은 십 수년간 두 피해자의 곁에서 통역사, 번역가, 안내자로 함께 하며 느낀 소감을 전하며 현재 다낭외대에 베트남전 진실규명 문제에 공감하는 70여 명의 학생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베트남 청년들이 베트남의 피해자 그리고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하며 평화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포부를 전해주셨습니다.
이날 축하공연으로 평화의나무합창단의 ‘애국자가 없는 세상(권정생 시, 김준범 곡)’, 호아쓰 밴드(한베평화재단 짜노, 라니)의 ‘내가 바라는 것은’ 노래 공연이 진행되어 이날 시상식의 훈훈한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이번 리영희상이 베트남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베트남의 피해자분들에게 수여되어 더욱 뜻깊고, 베트남전쟁에 대한 양심과 정의의 목소리를 내신 리영희 선생님의 발걸음이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번 수상은 베트남전 진실규명의 책무를 회피하고 외면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리영희 재단과 한국 시민사회의 항의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두 응우옌티탄 님의 리영희상 수상을 함께 축하해주시고 기뻐해주신 재단 후원회원, 시민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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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리영희상 자료집에 수록된 수상자 소감과 수상자 소개)
(수상 소감 전문)
진실을 따르는 우리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응우옌티탄(하미 마을)
안녕하세요, 응우옌티탄이라고 합니다. 저는 1957년에 태어났고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 마을에서 일어난 학살의 피해생존자입니다. 지금은 다낭시에 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그날 제가 겪은 일들을 저는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린 소녀였던 그날부터 예순일곱 살의 할머니가 된 지금까지도 그날의 기억이 평생 저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열한 살이었는데 온 동네 사람들이 거의 다 죽었고, 저와 남동생은 살아남았지만 아주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와 남동생, 숙모와 숙모의 두 아이까지 모두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집도 다 불타버렸습니다.
올해 6월에 저는 일주일간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 방문 이후 저는 희망을 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국에서 저는 국회도 가고, 법원도 가고, 대통령실도 찾아가서 하미 학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다녀온 지 얼마 뒤 실망스러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한국의 진실화해위원회를 상대로 한 하미 마을 피해자들의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저희가 패소한 것이었습니다. 소식을 접하고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조카 중에는 이렇게 말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하시면 어때요. 힘도 많이 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잖아요.”
그런 와중에 저는 리영희상 수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너무 놀랍기도 했고요. 제가 그런 상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거든요. 솔직히 저는 처음에는 리영희 선생님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한국 친구들에게 리영희라는 사람이 베트남전쟁 당시 어떠한 일을 했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의 이름으로 상을 만들었는지도 이해하게 되었고요. 리영희라는 사람은 전쟁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감하게 나섰던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리영희상 수상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제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중에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의 피해생존자가 리영희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같은 피해자·유가족들은 나이가 많아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해주시고 저같은 피해자들을 도와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미 마을뿐 아니라 베트남 중부의 다른 마을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피해들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용기를 내어 충실하게 진상조사를 해주길 희망합니다. 또한 한국의 시민 여러분들도 계속해서 진실을 이야기 해주시고 저희 베트남 피해자들과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리영희상 수상은 저에게 믿음과 힘을 줬습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저는 더 열성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전해졌고,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된다는 사실이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에게 뜻깊은 상을 주신 리영희재단과 관계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저를 응원해주는 한국의 친구들과도 이 상의 기쁨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정의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이 말을 나누고 싶습니다. 진실을 따르는 우리는 더욱 강해지고 견고해질 것입니다. 진실은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고, 언젠가는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힘내요
응우옌티탄(퐁니 마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응우옌티탄이고 올해 65살입니다. 베트남 꽝남성 퐁니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1968년 퐁니·퐁녓 학살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피해생존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날 수많은 제 가족과 친척, 마을 이웃들, 노인, 여성, 아이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저는 운좋게 살아남았고, 그래서 죽은 분들을 대신해 진실을 꼭 말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살아왔습니다.
요즘 베트남 중부는 홍수 피해가 심각합니다. 최근에도 홍수 피해를 앞두고 집의 물건들을 옮기느라 저와 온 식구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11월 내내 비가 내렸고 홍수 피해가 이어져 요즘은 계속 집 걱정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기쁘게도 이번 리영희상 수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올해 6월에 저는 한국에 갔었고 법원까지 찾아가 다시 한번 저의 진실을 말했습니다. 이후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몇 번이나 한국을 다녀왔는데 새로운 소식이 없냐, 아직도 결과가 없는 거냐, 동네 사람들이 종종 저에게 묻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속상하고 힘이 빠집니다. 1심에서 이겼는데 국방부가 항소를 하고, 2심에서 이겼는데 또 상고를 해서 또다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법원에서 마지막으로 이기려면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다고 하는데, 어쩌면 내가 세상에 없어진 뒤에나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냥 포기하면 좋겠다, 저에게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3분의 2는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판으로 돈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그저 학살로 희생된 사람들이 저세상에서나마 편히 눈을 감았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는 수상 소식을 접했습니다. 너무 기뻤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리영희 상은 제가 그동안 진실을 말하기 위해 애써온 시간에 대한 큰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알게 되고, 평화에 대해 함께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제가 겪은 전쟁의 고통을 다시는 겪지 않을 테니까요.
저는 리영희 선생님을 알지 못했지만 그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리영희라는 사람은 전쟁의 진실을 숨기지 않았고, 저와 같은 피해자의 편에서 서서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주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고맙고, 용감한 분이라고 생각이 들며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님과 가족분들 그리고 리영희 재단에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상은 저에게 큰 응원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리영희 상은 저에게 큰 힘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정신에 힘을 주었습니다. 제가 나이는 많지만, 희망이 있는 한 계속 노력할 겁니다.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돌아가신 부모님과 언니, 동생들 그리고 조상님의 무덤을 제대로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게 제 오래된 소원인데 아직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 아들딸들도 저마다 바쁘게 살고 있으니, 이런 일은 제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합니다.
한국의 새 정부가 베트남전 진실규명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퐁니 마을뿐만 아니라 전쟁의 무고한 피해자들 모두를 위해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들을 응원해주신 한국 시민 여러분도 고맙습니다. 특히 저를 도와 증언해주신 한국의 참전 군인분들과 옆에서 늘 힘이 되어준 한국 친구들 등 모든 분께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국가 배상소송 관련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심과 2심에서 이겼다는 것은 이미 이 길의 대부분을 걸어왔다는 뜻입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힘내요. 우리가 세상을 떠나도 우리의 아이들과 후세대들이 계속 이 싸움을 이어갈 겁니다.” 다시 한번 리영희 재단과 한국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시상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평안을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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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리영희상 수상자 하미 마을 응우옌티탄 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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