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평화연대[기자회견] 한국전쟁 70년, 전쟁을 기념하는 곳에서 인권과 평화를 말하는 곳으로 - 용산 전쟁기념관 변화를 위한 시민사회 연대 기자회견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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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기념하는 곳에서 인권과 평화를 말하는 곳으로'


한국전쟁 70년, 용산 전쟁기념관 한국전쟁 관련 전시내용 변화 촉구 및 정책 제안 시민사회 연대 기자회견 

 

오늘(2020년 6월 25일) 오전 10시, 용산 전쟁기념관 전쟁조형물 앞에서 '전쟁을 기념하는 곳에서 인권과 평화를 말하는 곳으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70년을 맞아 43개 시민사회단체가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전쟁기념관의 한국전쟁 관련 전시내용의 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어제부터 이어진 장맛비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추적추적 여름비가 내렸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여러 단체에서 발언과 참석으로 전쟁기념관이 인권과 평화를 말하는 곳이 되도록 목소리를 외쳤습니다. 한베평화재단도 연대단체로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한국전쟁과 관련한 국가의 ‘공식기억’이라 할 수 있는 용산 전쟁기념관은 전쟁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요. 전쟁의 과정에서 숨져간 수많은 군인들을 ‘전쟁의 숨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그 속에서 희생된 군인들의 '이야기'는 배제합니다. 그 외에도 보도연맹 학살사건, 미군의 무차별적인 공중 폭격으로 숨진 민간인들, 한국군과 연합군을 위해 동원된 ‘위안부’ 등 한국전쟁 중 국가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수많은 이들의 고통과 참상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연합뉴스


 

“전쟁에 관한 자료를 수집, 보존하고 전쟁의 교훈을 통해 전쟁 예방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전쟁기념사업회법 제 1조의 내용입니다. ‘전쟁에 관한 자료’라는 것이 전쟁기념관의 건립 주체인 국방부가 취사선택한 자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전쟁의 교훈은 발생한 사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성찰을 통해서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전쟁기념관의 전시내용은 지극히 군대의 시각만을 반영하고 있으며 전쟁의 과정에서 고통받은 민간인의 입장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과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용산 전쟁기념관은 ‘해외파병실’이라는 공간을 배정해, 한국군의 주요한 해외 파병 사례를 비중있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에 대한 전시, 설명과 마찬가지로 전쟁기념관은 한국군의 해외 파병과 관련해서도 사실의 총체적 소개는 외면하고 편향되고 왜곡된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군이 전쟁을 수행하며 발생한 베트남 국민들에 대한 학살사실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습니다.

전쟁기념관은 1년에 200만명 이상의 시민이 관람을 위해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 70만명 이상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올바른 교육의 측면에서, 그리고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전쟁을 다시 기억하고 다시 그 같은 참회가 없기 위한 성찰을 위해서도 전쟁기념관의 전시내용은 변화되어야 합니다.





전쟁기념관이라는 명칭도 바꾸어야 합니다. ‘기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함’을 뜻합니다. 그런 점에서 ‘전쟁기념’이라는 복합명사는 전쟁을 미화하는 의미로해석되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인 전쟁을 기념하고 미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는 ‘전쟁증적박물관(Bảo tàng Chứng tích Chiến tranh)’의 메시지와 교훈을 떠올려봅니다. 전쟁을 ‘기념’하는 나라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요?

한국전쟁 70년,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는 어떻게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만들어갈 것인가의 문제와도 연관됩니다. 상대에 대한 적대감 고취와 왜곡된 역사인식으로는 그 같은 성찰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용산 전쟁기념관의 한국전쟁 관련 전시내용이 변화되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라 생각됩니다. 한베평화재단도 용산 전쟁기념관을 변화시키기 위한 고민과 실천을 계속 이어나가려 합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용산 전쟁기념관 조형물 앞 인도에는 '한국전쟁 70년 기억 거리 사진전-전쟁기념관이 말하지 않은 이야기'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피란', '폭격', '빨치산 토벌과정에서의 민간인 학살', '고지전으로 인한 군인의 피해와 죽음' 등 전쟁기념관이 외면하고 있는 전쟁의 고통 및 실체와 관련한 내용의 전시가 진행되었습니다.




네이팜탄 피해를 받은 마을과 사람들의 사진, 폭격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었지만, 이후에도 삶을 이어갔을 사람들. 베트남전쟁의 역사에서도 반복되는 단어와 모습이 보였습니다. 전쟁의 난폭함과 잔인함이 모습을 달리하지 않고 되풀이 되었다는 것에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꼈습니다. 거리전시회는 오늘부터 6월 27일(토)까지 이어집니다.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방문하여 관람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시] 한국전쟁 70년 기억 사진전 '허락되지 않은 기억' RESTRICTED 안내
















글, 사진ㅣ 한베평화재단 짜미(최나현)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