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영방송 VTV8 토크쇼 까페8 한베평화재단 권현우 사무처장 출연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 이야기
- 2025.12.11(목) -
베트남 국영방송 VTV8의 대표 토크쇼 프로그램 <까페8>에 한베평화재단 권현우 사무처장이 출연해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규명 운동 이야기를 베트남 시청자들에게 전했습니다. 지난 12월 11일(목) 베트남 시각으로 20시 05분부터 약 15분간 토크쇼가 방영되었습니다. VTV는 한국의 KBS와 같은 베트남 대표 국영방송으로 그중에서도 VTV8은 베트남 다낭에 방송국을 둔 채널이며 베트남 전국 어디에서나 VTV8 시청이 가능합니다.
이날 토크쇼에서는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을 만난 권현우 활동가의 이야기, 한국 시민사회의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과 한베평화재단 창립 그리고 피해자 응우옌티탄의 국가배상소송 승소, 베트남 피해생존자들의 최근 대통령실 방문과 면담에 걸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유튜브에서 방송을 볼 수 있고, 방송 내용 전문의 한국어 번역본도 공유합니다.
* * * *
(이하 방송 내용 전문 한국어 번역본)
[MC]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카페8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중부 지역은 폭우와 홍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꽝남의 여러 농촌 마을에서는 흙탕물조차 아직 말끔히 가시지 않았는데요.
<까페8> 토크쇼 진행자 민떰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대학생들과 시민사회 활동가들로 이루어진 한 방문단이 주민들과 연대하고자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 사건들을 직접 이해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방문단을 안내한 사람은 권현우 씨로, 베트남어 이름은 부(Vũ)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짧은 영상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자료 영상 주요 장면
(영상)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은 전쟁에 참전해 중부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이러한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말,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이 학살 사건들을 다룬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시민들은 정부에 역사적 진실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이후, 이 문제를 직접 알아보고자 했던 한국의 시민단체 소속 사회운동가들과 대학생들이 학살이 벌어졌던 농촌 마을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가난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집수리 기금을 모으거나,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고, 우물을 정비하고, 농촌 도로를 닦는 등 작은 실천을 통해서나마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해 왔습니다.
[MC]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베평화재단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 카페8에 모신 손님은 바로 한베평화재단의 사무처장 권현우 씨입니다. 오늘은 그를 베트남어 이름인 부(Vũ)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부 씨, 안녕하세요.
[권현우] 안녕하세요.
[MC] 베트남 시청자 여러분께도 인사 부탁드립니다.
[권현우] 베트남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MC]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오늘 녹화에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자리에 앉아 주시죠.
[권현우] 네, 감사합니다.
[MC] 먼저, 어떻게 베트남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그리고 베트남전쟁 당시 민간인학살 문제를 어떤 계기로 알게 되셨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베평화재단 권현우 사무처장
[권현우] 제 큰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군인입니다. 어릴 때 큰아버지께서 저에게 “우리 가족은 베트남에 빚이 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하지만 학생 시절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해 문학을 전공했고 역사와 인권, 전쟁 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베트남전쟁을 주제로 한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많은 책과 자료를 읽게 되었고, 그때서야 큰아버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규모도 매우 컸고, 전쟁 폭력의 정도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제 마음은 굉장히 무거워졌습니다.
[MC] 그렇다면 처음으로 학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을 때의 기억도 있으신가요? 그때 느끼셨던 감정도 함께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권현우] 제가 처음 베트남을 찾은 건 2008년, 스물여섯 살 때였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지금까지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만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꽝남에서 만난 학살 피해 생존자인 한 할머니와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팜티호아(Phạm Thị Hoa)입니다. 할머니는 한국군이 던진 수류탄에 두 다리를 잃었고, 두 자녀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이 문제를 알고 싶어 하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애써주셨습니다.
그날도 한국과 베트남의 대학생들이 함께 할머니를 찾아가, 예전처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때 한 한국 학생이 할머니께 질문을 했습니다. “하미 학살 당시 어떤 일을 겪으셨나요? 어떻게 살아남으셨나요?”
그렇게 특별한 질문은 아니었는데, 할머니가 이미 여러 번 들어온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할머니는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증언을 여러 번 했는데, 왜 이런 질문을 계속 반복해서 해야 하느냐”고요.
할머니는 그날의 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다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증언을 하시며 막 우셨는데, 베트남 친구들이 들으며 울먹였고, 통역이 바로 되지 않았는데도 우리(한국인들)도 바로 울었죠... 아마도 할머니께서는 증언을 할 때마다 그 끔찍한 순간을 다시 떠올려야 했을 겁니다. 그 상처는 쉽게 아물 수 있는 상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평화를 향한 진심이 있다면, 베트남의 피해자들이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그 안에는 원망보다는 평화를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피해자분들께서 한국의 학생들,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안됐다, 너무 불쌍하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잘못이 없다. 책임이 있다면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부모 세대에게 있는 것이다.”라고요.
[MC] 직접 학살의 흔적, 아직도 남아 있는 상처들을 보았을 때 그때의 감정은 어떠셨습니까?
[권현우] 자료와 책으로만 접했을 때는 사실 그렇게 큰 감정의 동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실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고 나서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는 꽝남의 피해자들, 특히 호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전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구체적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감사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아마도 학살 피해자들을 만난 한국의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각기 다른 경험을 안고 돌아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부 씨처럼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약 10년 전 VTV8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의 한 장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반꾸엇학살 (꽝남성 주이탄사) 피해자를 다시 찾은 성민규 님의 이야기
(영상에서 한국인 청년 인터뷰) “정말 어떻게 인간이 이럴 수 있지? 이런 엄청 충격에 빠졌어요. 그리고 그 충격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한국에 가서 생각해 보니까 제가 뭔가 해야 될 일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오게 됐고, 한번만 올 수는 없었어요.”
[MC]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 운동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 운동이 지향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권현우] 이 운동은 1999년에 시작됐습니다. 벌써 2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것은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평화운동으로, 특히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정부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MC] 네, 그렇군요.
[권현우] 그리고 아직도 많은 한국 시민들이 이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 운동은, 무엇보다도 한국 정부가 전쟁의 진실을 인정하고 베트남 민간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C] 이 운동이 시작된 지 25년이 넘은 지금,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이 운동이 갖는 의미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권현우] 한국 사회의 인식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도 아주 간단하게나마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 언론도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피해생존자가 한국을 방문하면 많은 언론이 그분을 집중 조명하고 베트남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25년 넘게 이어진 이 운동의 시간들이 한국 시민들의 끈질기고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한베평화재단은 언제 설립되었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활동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권현우] 한베평화재단은 2016년 9월에 설립되었습니다. 재단의 운영비는 100% 한국 시민들의 후원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로부터는 어떤 재정 지원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자체로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을 지고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한베평화재단의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3년 초, 퐁니 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 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자료 영상 주요 장면
[자료 영상] 1968년 1월 14일(음력) 아침, 당시 여덟 살이었던 응우옌티탄은 오빠, 남동생, 이모,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집에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군 병사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쳐 가족들을 한 명씩 차례로 총으로 쐈고, 철수하기 전 집에 불까지 지르고 떠났습니다. 이 사건은 다낭 퐁니 마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일부였습니다.
2020년, 응우옌티탄 씨는 한베평화재단과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의 지원을 받아 퐁니 학살 희생자 74명을 위해 서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 소송은 3년 동안 이어졌고, 십여 차례가 넘는 법정 공방과 수십 차례의 변호사 면담,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1심과 2심 모두에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MC] 앞으로 이 소송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요?
[권현우] 한국 국방부가 다시 상고를 했기 때문에 현재는 대법원 단계에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보통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5년이 될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어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계속해서 탄 씨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탄 씨는 한국을 방문해 대통령실까지 찾아가 상고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탄 씨 개인의 요구이자 저희를 포함한 한국 시민사회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2025년 6월, 베트남 피해생존자 대통령실을 직접 방문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권현우 활동가
앞으로 한베평화재단이 꿈꾸는 방향은 전쟁의 기억과 증거, 역사를 보존하는 평화박물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가 필요하고, 베트남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도 꼭 필요합니다.
[MC] 네, 양쪽 모두의 관심과 연대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권현우] 그렇습니다.
[MC] 오늘 부 씨의 이야기는 한국 사회가 스스로의 역사를 돌아보고 상처를 치유하며 화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시청자 여러분께 잘 전해 주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외국인 투자국 중 하나이며, 영화와 음악 등 한국 문화 역시 오랫동안 베트남의 젊은 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베평화재단의 활동은 두 나라 사이에 남아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한–베 관계를 더욱 가깝고 단단하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프로그램에 함께해 주신 부 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의 카페8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역자(권현우) 주: 한국 시민사회의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베트남에서는 "phong trào Thanh thật xin lỗi Việt Nam"이라고 하며, 직역하면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 운동"입니다. 베트남에서 통용되는 명칭을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했습니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8 토크쇼 까페8
한베평화재단 권현우 사무처장 출연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 이야기
- 2025.12.11(목) -
이날 토크쇼에서는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을 만난 권현우 활동가의 이야기, 한국 시민사회의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과 한베평화재단 창립 그리고 피해자 응우옌티탄의 국가배상소송 승소, 베트남 피해생존자들의 최근 대통령실 방문과 면담에 걸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유튜브에서 방송을 볼 수 있고, 방송 내용 전문의 한국어 번역본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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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방송 내용 전문 한국어 번역본)
[MC]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카페8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중부 지역은 폭우와 홍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꽝남의 여러 농촌 마을에서는 흙탕물조차 아직 말끔히 가시지 않았는데요.
<까페8> 토크쇼 진행자 민떰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대학생들과 시민사회 활동가들로 이루어진 한 방문단이 주민들과 연대하고자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 사건들을 직접 이해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방문단을 안내한 사람은 권현우 씨로, 베트남어 이름은 부(Vũ)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짧은 영상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자료 영상 주요 장면
(영상)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은 전쟁에 참전해 중부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이러한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말,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이 학살 사건들을 다룬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시민들은 정부에 역사적 진실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이후, 이 문제를 직접 알아보고자 했던 한국의 시민단체 소속 사회운동가들과 대학생들이 학살이 벌어졌던 농촌 마을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가난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집수리 기금을 모으거나,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고, 우물을 정비하고, 농촌 도로를 닦는 등 작은 실천을 통해서나마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해 왔습니다.
[MC]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베평화재단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 카페8에 모신 손님은 바로 한베평화재단의 사무처장 권현우 씨입니다. 오늘은 그를 베트남어 이름인 부(Vũ)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부 씨, 안녕하세요.
[권현우] 안녕하세요.
[MC] 베트남 시청자 여러분께도 인사 부탁드립니다.
[권현우] 베트남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MC]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오늘 녹화에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자리에 앉아 주시죠.
[권현우] 네, 감사합니다.
[MC] 먼저, 어떻게 베트남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그리고 베트남전쟁 당시 민간인학살 문제를 어떤 계기로 알게 되셨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베평화재단 권현우 사무처장
[권현우] 제 큰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군인입니다. 어릴 때 큰아버지께서 저에게 “우리 가족은 베트남에 빚이 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하지만 학생 시절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해 문학을 전공했고 역사와 인권, 전쟁 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베트남전쟁을 주제로 한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많은 책과 자료를 읽게 되었고, 그때서야 큰아버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규모도 매우 컸고, 전쟁 폭력의 정도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제 마음은 굉장히 무거워졌습니다.
[MC] 그렇다면 처음으로 학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을 때의 기억도 있으신가요? 그때 느끼셨던 감정도 함께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권현우] 제가 처음 베트남을 찾은 건 2008년, 스물여섯 살 때였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지금까지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만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꽝남에서 만난 학살 피해 생존자인 한 할머니와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팜티호아(Phạm Thị Hoa)입니다. 할머니는 한국군이 던진 수류탄에 두 다리를 잃었고, 두 자녀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이 문제를 알고 싶어 하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애써주셨습니다.
그날도 한국과 베트남의 대학생들이 함께 할머니를 찾아가, 예전처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때 한 한국 학생이 할머니께 질문을 했습니다. “하미 학살 당시 어떤 일을 겪으셨나요? 어떻게 살아남으셨나요?”
그렇게 특별한 질문은 아니었는데, 할머니가 이미 여러 번 들어온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할머니는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증언을 여러 번 했는데, 왜 이런 질문을 계속 반복해서 해야 하느냐”고요.
할머니는 그날의 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다시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증언을 하시며 막 우셨는데, 베트남 친구들이 들으며 울먹였고, 통역이 바로 되지 않았는데도 우리(한국인들)도 바로 울었죠... 아마도 할머니께서는 증언을 할 때마다 그 끔찍한 순간을 다시 떠올려야 했을 겁니다. 그 상처는 쉽게 아물 수 있는 상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평화를 향한 진심이 있다면, 베트남의 피해자들이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그 안에는 원망보다는 평화를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피해자분들께서 한국의 학생들,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안됐다, 너무 불쌍하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잘못이 없다. 책임이 있다면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부모 세대에게 있는 것이다.”라고요.
[MC] 직접 학살의 흔적, 아직도 남아 있는 상처들을 보았을 때 그때의 감정은 어떠셨습니까?
[권현우] 자료와 책으로만 접했을 때는 사실 그렇게 큰 감정의 동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실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고 나서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는 꽝남의 피해자들, 특히 호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전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구체적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감사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아마도 학살 피해자들을 만난 한국의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각기 다른 경험을 안고 돌아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부 씨처럼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약 10년 전 VTV8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의 한 장면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반꾸엇학살 (꽝남성 주이탄사) 피해자를 다시 찾은 성민규 님의 이야기
(영상에서 한국인 청년 인터뷰) “정말 어떻게 인간이 이럴 수 있지? 이런 엄청 충격에 빠졌어요. 그리고 그 충격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한국에 가서 생각해 보니까 제가 뭔가 해야 될 일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오게 됐고, 한번만 올 수는 없었어요.”
[MC]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 운동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 운동이 지향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권현우] 이 운동은 1999년에 시작됐습니다. 벌써 2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것은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평화운동으로, 특히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정부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MC] 네, 그렇군요.
[권현우] 그리고 아직도 많은 한국 시민들이 이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 운동은, 무엇보다도 한국 정부가 전쟁의 진실을 인정하고 베트남 민간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C] 이 운동이 시작된 지 25년이 넘은 지금,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이 운동이 갖는 의미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권현우] 한국 사회의 인식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도 아주 간단하게나마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 언론도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피해생존자가 한국을 방문하면 많은 언론이 그분을 집중 조명하고 베트남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25년 넘게 이어진 이 운동의 시간들이 한국 시민들의 끈질기고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한베평화재단은 언제 설립되었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활동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권현우] 한베평화재단은 2016년 9월에 설립되었습니다. 재단의 운영비는 100% 한국 시민들의 후원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로부터는 어떤 재정 지원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자체로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을 지고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한베평화재단의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3년 초, 퐁니 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 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자료 영상 주요 장면
[자료 영상] 1968년 1월 14일(음력) 아침, 당시 여덟 살이었던 응우옌티탄은 오빠, 남동생, 이모,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집에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군 병사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쳐 가족들을 한 명씩 차례로 총으로 쐈고, 철수하기 전 집에 불까지 지르고 떠났습니다. 이 사건은 다낭 퐁니 마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일부였습니다.
2020년, 응우옌티탄 씨는 한베평화재단과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의 지원을 받아 퐁니 학살 희생자 74명을 위해 서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 소송은 3년 동안 이어졌고, 십여 차례가 넘는 법정 공방과 수십 차례의 변호사 면담,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1심과 2심 모두에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MC] 앞으로 이 소송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요?
[권현우] 한국 국방부가 다시 상고를 했기 때문에 현재는 대법원 단계에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보통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5년이 될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어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계속해서 탄 씨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탄 씨는 한국을 방문해 대통령실까지 찾아가 상고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탄 씨 개인의 요구이자 저희를 포함한 한국 시민사회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2025년 6월, 베트남 피해생존자 대통령실을 직접 방문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권현우 활동가
앞으로 한베평화재단이 꿈꾸는 방향은 전쟁의 기억과 증거, 역사를 보존하는 평화박물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가 필요하고, 베트남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도 꼭 필요합니다.
[MC] 네, 양쪽 모두의 관심과 연대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권현우] 그렇습니다.
[MC] 오늘 부 씨의 이야기는 한국 사회가 스스로의 역사를 돌아보고 상처를 치유하며 화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시청자 여러분께 잘 전해 주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외국인 투자국 중 하나이며, 영화와 음악 등 한국 문화 역시 오랫동안 베트남의 젊은 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베평화재단의 활동은 두 나라 사이에 남아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한–베 관계를 더욱 가깝고 단단하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프로그램에 함께해 주신 부 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의 카페8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역자(권현우) 주: 한국 시민사회의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베트남에서는 "phong trào Thanh thật xin lỗi Việt Nam"이라고 하며, 직역하면 "진심으로 베트남에 사과합니다 운동"입니다. 베트남에서 통용되는 명칭을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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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내용 흥미롭게 잘 보셨을까요?
베트남전 진실규명 평화운동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한베평화재단은 한국은 물론 베트남에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베트남의 언론, 방송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취재를 지원하는 활동도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국영방송에 출연까지하며 베트남전 진실규명 평화운동에
열심히 뛰고 있는 한베평화재단이
사실은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끙끙 앓고 있는 사실, 알고 계실까요?
재단은 연말을 맞아 카드뉴스를 제작해 후원확대 캠페인(클릭)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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