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인터뷰인터뷰_청년이 달린다(바퀴달린 사과 이강안 정구현 씨)

반미가 먹고 싶어요.”

반미는 바게트로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다베트남에 가면 길에서 반미를 파는 노점상을 흔히 만날 수 있다이강안 씨는 지난 2월 베트남을 여행하며 반미의 매력에 빠졌다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자전거로 한 달 남짓 1740킬로미터를 종단하며 그렇게 길에서 끼니를 때울 때가 많았다반미가 그리워서일까? ‘바퀴달린 사과가 다시 베트남에 간다내년 1월초 출발로 먼저보다 기간도 며칠 늘었다여행 준비에 바쁜 이강안 씨를 만났다이번에는 파트너를 바꿔 정구현 씨와 함께다.


이강안(인천대 체육학과, 왼쪽)씨와 정구현(인천대 무역학과, 오른쪽)씨의 만만한 릴레이


Q. '바퀴달린 사과', 베트남서 큰 관심 받았죠? 

 

시작할 때는 잘 모르다가 베트남 언론과 페이스북에 소문이 나면서 다니는 곳곳 베트남 분들이 인사도 해 주시고반갑게 맞아주셨죠한국 대학생들이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에 대해 사과하며 자전거로 베트남을 종주한다고 하니 베트남 언론도 관심 있게 다뤄주었어요베트남 언론 <VNEXPRESS><뚜오이째인터뷰도 했죠.


[뚜오이째 2017.3.12.] 베트남에 사과하기 위해 자전거 종주를 한 대학생

https://www.facebook.com/kovietpeace/posts/1817521555238532


Q. 다녀온 지 1년 만에 다시 가네요힘들지 않아요?

청년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그냥 여행하는 것보다 의미를 담아서 하면 좋잖아요물론 수고스럽고 고생도 많이 하지만그만큼 배우는 게 많아서 다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Q. 1차 바퀴달린 사과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번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마을 분들과 교류를 많이 못해 아쉬웠어요보다 많은 마을을 방문해 먼저 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쳐주는 교육봉사도 하고 마을 분들과 소통하고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는데 더 노력하고 싶어요지난번에 돌아가신 팜티호아 할머니의 가족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사진도 찍었는데이번에는 찾아뵙고 그 사진을 전해드리려고요


Q. 록 아저씨를 만났군요여행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이강안다낭 길거리에서 쌀국수 사 먹으며 장사하는 아저씨와 이야기 나눈 게 기억나요우리가 왜 여행하는지 이야기하고 사과하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그분도 고향이 거기라 잘 안다고 하시더군요그러면서도 과거는 잊고 미래로 가자고 이야기해요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미래로 가자는 것은 동의하지만 과거를 잊자는 말은 동의할 수 없다나는 과거를 잊을 수 없다.’ 그 분도 용서해서 한 말이겠지만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베트남어를 잘 못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정구현전 베트남은 처음이지만 얼마 전 자전거로 일본을 다녀왔어요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출발 전에 수요집회에 갔어요거기서 길원옥 할머니를 만났어요할머니가 우리에게 해 주신 말씀은 단 하나, ‘안전하게만 다녀오라는 것이었어요일본을 다니면서 사과의 포옹(hug)을 받아 왔어요한국에 들어와 다시 수요집회에 참석해 받아온 허그를 전달해드리는 게 우리의 마지막 일정이었죠길원옥 할머니를 안아드렸어요느낌이 묘했어요뿌듯하고 기분이 좋더라고요그때가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얼마 전 청와대 앞에서 1인 릴레이를 했는데그때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어요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섰는데베트남 관광객의 반응이 뜨거워서 생각지도 못하게 마음이 울렸어요.



지난 12월 1일 57일차 만만한 릴레이 주자로 나선 이강안, 정구현 씨





Q. 청와대 앞 릴레이를 하며 베트남 분들의 반응을 몸으로 느껴요주고받는 눈빛과 고마움의 표현이 늘 감동이죠강안 씨는 어땠어요?

베트남 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좋았는데 베트남 분들보다 한국 분들에게 많이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대학생 모임인 연꽃아래’ 활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강안정구현의 만만한 릴레이 http://www.kovietpeace.org/b/board06/5128

Q. 연꽃아래 활동도 함께하고 있군요시험기간인데 여행준비에도 바쁘겠어요자전거 훈련도 해야할텐데.


이강안저는 체육학과라 평소에 운동을 하기 때문에 기초 체력이 있어서 괜찮아요이번에는 운동을 안 해서 조금 걱정도 되지만그래도 자전거를 타면 몸이 알 거예요하도 달리니까 몸도 적응이 되나 봐요.

 

정구현저는 매일 자전거를 1시간 이상씩 타고 있어요집과 학교 다니는 길도 자전거로 다녀요.


Q. 이규봉 선생님의 책 <미안해요 베트남>도 자전거로 종단한 이야기예요읽어보니 자전거가 펑크도 나고 고장도 나고 고생이 많더군요

그래서 자전거 공구를 다 가져가요공구라고 해 봐야 십자 드라이버 정도.(웃음웬만한 기본 수리는 스스로 다 해요펑크가 나도 땜질하고 직접 고쳐요먼저 갔을 때는 펑크가 세 번 났어요그 정도면 베트남은 펑크가 잘 안 나는 거예요미국을 횡단할 때는 스무 번도 넘게 펑크가 났어요펑크는 운이에요그래서 펑크의 신에게도 잘 빌어야 해요.


Q. 펑크의 신이라... 나도 같이 빌어줄게요펑크의 신에게.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옆에서 오토바이가 쌩하고 가요고생스러울 때는 부럽기도 해요그래도 사람 만나는 맛에 가요자전거를 타면 사람 만나고좋은 점이 많아요.


Q. 바퀴달린 사과이름을 잘 지었어요.

처음 베트남 여행을 준비할 때 자전거와 사과를 연결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이름이에요자전거 타고 한국군 피해마을과 위령비를 찾아다녀요먼저 다닐 때에 자전거로 찾기 어려워 오토바이로 찾고주변에 물어보고 찾기도 했어요이번에는 한베평화재단에서 위령비 좌표를 주어서 더 많은 위령비를 찾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Q. 한베평화재단은 꽝남성 위령비 지도를 제작하고 있어요위령비 지도를 상용화하기 전에 바퀴달린 사과가 지도를 들고 찾아가는 거예요두 바퀴로 평화의 길을 내주면 좋겠어요.


지도를 보면 꽝남성에 위치한 위령비가 열 곳 가량 돼요그래서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많은 위령비를 찾아갈 수 있어요일정을 하다보면 며칠 달리고 쉬는 시간이 필요한데쉬는 날짜를 줄이고 일정 맞추면 큰 문제없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위령비 마을을 찾아가 만만만 캠페인도 알리고 베트남 분들의 평화의 메시지도 받아와 전해드리고 싶어요.


Q. 가시는 두 분께 길원옥 할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빌어요부디 안전하게 잘 다녀오시길.


소식은 SNS에 매일매일 올릴 거예요다녀와서 일단 일 주 일정도 쉬고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이번에도 사과를 잘 전달하고 무사히 다녀오겠습니다고맙습니다.



평화의 두 바퀴가 베트남을 달린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두 청년의 무사귀환을 빌어주시길.

펑크의 신에게도!


인터뷰·글 석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