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인터뷰[인터뷰]베트남전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프로젝트 <연꽃아래> 김영길 씨

연꽃 아래 가려진 진실, 부끄러운 역사에 평화의 꽃을 심다
베트남 전쟁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프로젝트 <연꽃아래> 김영길 씨

“한베평화운동, 다음 20년을 이어가고 싶어요.”
99년부터 지금까지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한 청년이 반했다. 그들이 그랬듯 청춘을 바쳐 해 볼 각오도 내비친다. 베트남 전쟁 한국군 민간인학살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프로젝트 <연꽃아래> 단장 김영길 씨. 청년·대학생 단체인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집행위원장도 맡고 있다. 베트남전 문제에 관심 갖고 함께 하는 청년·대학생 모임이 생긴다니 반가운 일이다. 
지금 <연꽃아래>는 함께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100명을 모집하는데 30명 정도가 모였다. 모집이 잘 안 되어 어쩌냐고 걱정하는 소리를 하니 단장 김영길 씨는 느긋하다.
“토크콘서트랑 여름농활하면서 모으면 돼요.”
그래 그러면 된다. 재단도 함께 <연꽃아래> 서포터즈를 모아야겠다. 그러려면 소개가 먼저. 김영길 씨를 통해 프로젝트 <연꽃아래>를 만나본다.


[사진]연꽃아래 포스터와 함께. <연꽃아래>김영길 단장은 한베평화재단 후원회원이기도 하다.

Q ‘연꽃아래’, 무슨 뜻인가요?

연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연꽃 아래로 가자는 뜻입니다. ‘아래’란 진흙일 수도 있고, 연못일 수도 있고, 수렁일 수도 있고, 꽃을 피우는 그 무엇이구요. 한베평화재단이 말하듯 평화란 한 조각으로 다른 조각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베트남 문제를 통해 평화운동이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길 바라는 뜻도 있고. 더 가까운 의미로 하미 위령비 연꽃 그림 아래 묻혀있는 진실,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이름을 연꽃아래라고 지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땅의 역사를 책임지고 이어갈 청년들이 꼭 알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Q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내년이 베트남 꽝남성 학살 5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가 한국사회에 알려진 지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것들을 잘 알리고 싶어요. 알리는 것을 넘어 실제로도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청년 대학생을 중심으로 베트남 문제를 다루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Q 이 문제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작년에 노동당과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빈호아 평화기행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그때 다녀온 사람들을 통해 베트남전 한국군민간인학살 문제를 알게 되었어요. 저도 사실은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어 몰랐거든요. 어떤 문제인지 찾아보기 시작했고 평소 평화운동을 고민하던 저에게 베트남전 관련 활동은 평소 생각하던 평화에 대한 고민을 풀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느꼈고 그래서 무언가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평화에 대한 고민이라면?

대학에서 인권관련 활동을 많이 했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가만히 있으라’ 운동을 열심히 했었구요. 밀양 송전탑 문제로 밀양에 농활을 가기도 했습니다. 
제가 밀양에서 많이 느꼈던 것은 ‘국가의 평화’가 아니라 정말 ‘삶의 평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나라가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말로는 국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국민 밖에 있는 사람들’,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의 삶을 빼앗는 문제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오늘이 마침 5.18인데요.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5월 18일이다) 1980년 광주에 있었던 사람들도 자신의 삶의 평화뿐만 아니라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과 시민을 위해 마지막까지 항전했던 것을 기억해요. 그런 희생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한국 평화운동이 큰 흐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생각을 하거든요. 강정해군기지반대,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활동이 있지만 규모도 작고 개개인의 의지 있는 활동가들만 이어나가고 있는 방식이에요. 한국에서 크게 평화운동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은 대부분 통일운동인 것 같아요. 통일운동도 중요하지만 평화라는 것이 국경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국경을 넘어 인간이 중심이 되는 평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항상 고민했고, 그런 평화운동을 많이 고민하다가 베트남을 만나게 된 거죠. 베트남 문제가 내가 생각하던 그런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라고 느꼈어요.

Q 활동 속에서 베트남을 만났군요.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는 인권네트워크 사람들이라는 대학생 청년 단체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체는 2016년에 만들어졌는데 그 전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로 활동을 해 왔습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서 세월호 유가족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LG SK통신비정규직 노동자들, 밀양 주민들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구요. 매년 5.18 무렵에는 광주역사기행을 떠나고, 탈송전탑, 탈핵 등을 주제로 7년째 생명평화 초록농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단체를 만들고 나서는 페미니즘, 성수소자, 장애인 등 사회 소수자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이 제도적 민주주의만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여전히 그 민주주의 밖에서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권네트워크 사람들은 그런 분들과 연대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이쯤에서 개인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전공이 뭐예요?

국문과요. 하하.

Q 어떻게 이런 관심을 키울 수 있었나요?

원래 좀 반골기질이 있어요.(웃음) 제가 군대에 2012년에 갔는데. 너무 가기가 싫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양심적 병역거부를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하하). 군대에서 사람들과 위계적으로 관계 맺는 것이 싫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우울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는 우울증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낮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우울을 견디면서, 책을 많이 읽었어요. 사람들과는 일적인 것 외에 관계를 맺지 않았어요. 그런 과정이 있었지만 그때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2014년 전역 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어요. 당시 저는 생태주의에 관심이 있어서 밀양에 가게 되었는데요. 많은 사건들이 따로 일어나는 것 같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탈핵도 생명과 환경 문제이면서 동시에 이윤과 정권의 복잡한 관계가 들어있는 거죠. 세월호도 마찬가지구요. 세월호 참사가 계기를 만들어 주었어요. 원래 연구자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나는 건강하고 마음도 든든하게 다져왔으니 그 사람들-세월호 유가족처럼 고통 받는 사람들과 소수자-옆에 있는 게 필요하겠다 생각하고 그걸 잘하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Q 군대가 학교가 되어 주었네요. 우리가 박근혜 정부를 보며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은 것처럼 군대가 좋은 계기가 되었네요. 한베평화재단과는 어떻게 인연이 되었나요?

베트남 평화기행을 다녀온 오준호 작가가 소개해 주었어요. 재단 분들을 만나기 전에는 그냥 베트남에 한 번 다녀와 봐야 겠다 정도로만 생각하다가 만남 후 마음이 확실해졌습니다. 실제로 이야기 듣고 찾아보고 하면서 이 운동을 20년 동안 이어간 사람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정부가 하지 않은 일들을 민간에서 자신의 청춘을 바쳐 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감동을 받았어요. 사실은 20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그 뒤를 이어 다음 20년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이것을 1년 하고 말 생각이면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생각했구요. 제 소망은 이 활동을 잘 키워서 5년, 10년 동안 청년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거예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오늘 인터뷰 제목이 나왔네요. ‘다음 20년을 책임지는 청년이고 싶다!’
연꽃아래 활동에 대한 포부가 있다면?

한베평화재단에서도 이야기했던 시민법정이나 특별법 제정과 같은 여러 활동을 함께 해야지요. 일단 이 문제를 사람들이 알게 되면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슈화를 위해 유인물, 사진, 피케팅, 서명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청년들도 일단은 알아야하기 때문에 세미나 강연도 할 거고 이 문제를 평화의 문제들로 확장시키는 작업들도 하고 싶습니다. 또 베트남전 문제만이 아니라 평화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성주 소성리로 농활도 가고, 여름 로드스쿨을 꾸려 평화의 소녀상부터 제주 베트남피에타로 가는 여정에 베트남 문제도 알리고 민간인 학살 문제도 알릴 계획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평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길게는 평화가 만나는 곳에 피에타상이 세워졌으면 좋겠어요. 청년들과 함께 하면 그런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또 따로 기금을 모아 베트남 위령제에 청년의 이름으로 조화도 보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뉴스 펀딩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위령제 참배단으로 청년들이 함께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Q 한베평화재단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

저 스스로도 재단을 만드신 분들에게 감동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신심이 없으면 이런 활동들이 무너진다고 생각해요. 20년 동안 이러한 활동을 해 오신 분이라면 앞으로도 잘 하지 않을까. 더 많은 몫은 다음 세대들이 이어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년들이 활력을 불어넣고 힘이 되어주고.


평화는 국경을 넘어야한다. 한국사회에서 평화란 통일로 귀결되는 수식어다. 지금까지 평화는 분단과 통일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베트남전 문제가 평화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언제나 기대는 높고 고민은 깊다. 특히 청년들에게 알리는 것은 더욱 더. 이미 끝난 지 40년이 넘은 전쟁, 한국 땅이 아닌 이국 땅에서 일어난 전쟁, 이젠 아버지도 아닌 할아버지가 겪은 전쟁, 교과서에서도 배운 적 없는 전쟁. 이 전쟁을 어떻게 청년들에게 이야기할 것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연꽃 아래로 간다.

글· 인터뷰: 석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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