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 띤케사 카인럼촌에서 카인럼학살 60주기 위령제와 위령비 개보수 완공식이 열렸습니다. 1966년 한국군에 의해 주민 84명이 희생된 카인럼학살이 발생한 지 60년. 이날 행사에는 카인럼학살 유가족과 마을 주민, 띤케사 인민위원회 등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구수정 상임이사를 비롯한 한베평화재단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1999년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규명 운동이 시작된 이후, 한국 시민사회가 카인럼학살 위령제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베평화재단 대표단은 60년 동안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해 온 유가족과 마을 주민들에게 한국 시민사회의 추모와 사죄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카인럼학살 60주기 위령제에서 추도사를 전하고 있는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상임이사
“60년 전 이곳에서 벌어진 과오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날 위령제에서 구수정 상임이사는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랑하는 부모와 자식, 형제와 이웃을 잃고 해마다 보름달이 차오를 때면 60년 전의 슬픔을 다시 마주해야 했을 것입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966년 음력 8월 14일, 한국군에 의해 가족과 이웃을 잃은 카인럼 유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며 전한 말입니다.
구 상임이사는 카인럼 마을이 한국 시민사회의 추모와 연대의 마음을 받아준 것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며, “60년 전 이곳에서 한국군에 의해 벌어진 끔찍한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용서를 빕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일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향불을 바치고 있는 카인럼학살 유가족들. 베트남 국영방송 브이티브이(VTV)가 현장을 취재했다.
띤케사 인민위원회 역시 “6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카인럼의 유가족과 주민들이 겪은 아픔과 상실은 여전히 그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베평화재단의 위령비 개보수 지원과 60주기 위령제 방문이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와 우의를 더욱 깊게 하는 데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위령제 소식을 베트남 국영방송 브이티브이(VTV)가 9월 25일 방송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1966년 9월 28일(음력 8월 14일) 베트남 꽝응아이성 띤케사 카인럼촌에서 한국군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입니다. 당시 주민 84명이 집단희생됐습니다. 당시 한국군 청룡부대의 황금작전은 1966년 9월 24일부터 9월 29일까지 카인럼을 포함한 꽝응아이성 일대에서 벌어졌습니다. 2019년에는 베트남 민간인학살 피해자와 유가족 103명이 한국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당시 카인럼에서도 응오반끼엣 등 4명의 유가족이 청원에 함께했습니다.
시민 311명의 마음으로 새롭게 단장한 카인럼 위령비
이번 카인럼 위령비 개보수에는 한국 시민 311명이 카인럼학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과 연대하기 위해 모금한 미화 1만 달러가 사용됐습니다. 당초 띤케사 인민위원회는 한베평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카인럼학살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소규모 기념관 건립과 위령비 개보수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기념관 건립은 추진하지 않고 기존 위령비와 주변 추모공간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조정했습니다.
새롭게 건립된 카인럼학살 희생자 84명 명단이 새겨진 위령비를 보고 있는 유가족들
새롭게 건립된 카인럼학살 희생자 84명의 명단이 새겨진 위령비 앞에서. (왼쪽부터) 전쟁기념관을 바꾸는 시민활동가들의 모임 '탄탄이' 활동가 궁정욱, 띤케사 인민위원회 직원,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
이번 개보수를 통해 카인럼학살 희생자 84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가 추가로 건립됐고, 위령비를 보호하기 위한 지붕도 설치됐습니다. 낡고 훼손됐던 위령비 앞 공간 약 194.5㎡를 정비했으며, 기존 위령비와 담장, 출입문 등도 모두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계획했던 위령비 뒤편 가족묘 진입로 포장 공사와 학살 관련 유적인 우물 정비 역시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카인럼학살 위령비는 2023년 성급 역사유적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보수를 통해 노후한 시설을 정비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변화는 카인럼 마을의 요청에 한국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응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2019년 청와대에 청원서를 보냈던 카인럼학살 유가족 응오반끼엣과 구수정 상임이사.
카인럼학살 유가족 한 명 한 명에게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가 연대의 인사를 건냈다.
구수정 상임이사는 “6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카인럼의 유가족들은 여전히 희생된 가족들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번 위령비 개보수를 계기로 더 많은 한국 시민들이 카인럼학살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곳을 찾아 유가족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베평화재단도 앞으로 카인럼학살의 역사와 피해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한국 시민사회에 알리고, 한국 시민들이 카인럼 위령비를 찾아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카인럼을 시작으로 꽝응아이성에서는 9월부터 12월까지 여러 피해 마을에서 학살 60주기 위령제와 따이한 제사가 이어집니다. 빈타인, 띤토, 호아떠이, 지엔니엔·프억빈, 하떠이, 빈호아 등의 마을에서도 차례로 60주기 위령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한베평화재단은 각 마을에서 열리는 60주기 위령제에 조화와 60송이의 국화꽃을 보내는 시민참여 추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인럼 위령비 개보수와 60주기 위령제에 평화의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앵커] 여러분, 1966년 가을의 운명적인 그날로부터 어느덧 6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꽝응아이성 띤케사 카인럼의 땅에서 무고한 민간인 84명이, 그중 대부분이 여성과 노인, 어린이였던 이들이 전쟁의 비극적인 어느 아침 영원히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말끔하게 보수된 위령비 앞에서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과, 사죄의 마음을 품고 이곳을 찾은 한국 사람들이 만난 것입니다.
[기자] 그것은 바로 ‘평화의 말’을 나누는 만남이었습니다. 이는 양심의 각성과 베트남 민족의 위대한 관용에서 비롯된 목소리입니다.
카인럼 마을의 평화로운 들판에서 이루어진 이 만남은, 60년 전 그 운명적인 아침의 유일한 생존자인 끼엣 씨와 한국에서 온 여성 구수정 박사가 서로의 손을 굳게 맞잡는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향을 피우며, 이 땅에 영원히 잠든 끼엣 씨의 가족과 친지들을 추모했습니다. 향 연기 속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과거의 극심한 고통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용서와 화해를 향한 마음이 대신했습니다.
[응오반끼엣, 피해생존자] 이제 우리가 서로 손을 잡고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젊은 시절에는 서로 알지 못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보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과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만나고, 인간적인 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판딘지에우, 유가족] 그 당시의 상처를 우리가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때 희생된 분들은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오늘날에는 그들의 유가족과 후손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 후손들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이곳이 발전해 나가는 가운데 다시 이곳을 찾아와 서로 만나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사랑과 화해를 배워가는 것, 그것이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남겨진 사람들이 건넨 용서의 말은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역사의 진실을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2026년 가을, 학살이 발생한 지 꼭 6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처음으로 한국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카인럼 추모식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한국 시민 311명이 모금한 1만 달러의 지원금은 단순히 위령비를 새롭게 단장하고, 차양 시설을 설치하거나 마당을 정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선대가 저지른 일로 인해 생겨난 고통스러운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메우고자 하는, 후세대의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상임이사] 지역 주민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분들은 과거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셨고, 우리는 그것을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그분들을 위로하고 함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만남을 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사과하고 싶고, 다른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이 사업의 지원 활동을 더욱 굳은 결심으로 계속해 나가야겠다는 힘을 얻게 됩니다.
[보민찐, 띤케사 인민위원회 부주석] 한베평화재단과 한국의 여러 시민·개인들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며, 지방정부와 함께 학살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전쟁으로 인한 과거의 상처를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풀어가고, 더 평화롭고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서로 협력해 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자] 역사는 바꿀 수 없지만, 역사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오늘날 카인럼 유적지는 우리에게 평화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60년의 세월을 지나, 한 송이의 헌화와 새롭게 단장된 위령비,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굳게 맞잡은 손. 그것이야말로 인간애와 화해, 그리고 평화의 말이 가진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가장 생생한 증거입니다.
카인럼학살 60주기 위령제
유가족 분들의 곁에서 함께 추모했습니다
카인럼학살 60주기 위령제에서 향불을 바치고 있는 유가족들
구수정 상임이사 위령제에 추도사, 베트남 국영방송 VTV 보도
시민 311명이 모은 1만 달러로 위령비와 추모공간 새롭게 정비
지난 9월 24일,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 띤케사 카인럼촌에서 카인럼학살 60주기 위령제와 위령비 개보수 완공식이 열렸습니다. 1966년 한국군에 의해 주민 84명이 희생된 카인럼학살이 발생한 지 60년. 이날 행사에는 카인럼학살 유가족과 마을 주민, 띤케사 인민위원회 등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구수정 상임이사를 비롯한 한베평화재단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1999년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규명 운동이 시작된 이후, 한국 시민사회가 카인럼학살 위령제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베평화재단 대표단은 60년 동안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해 온 유가족과 마을 주민들에게 한국 시민사회의 추모와 사죄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카인럼학살 60주기 위령제에서 추도사를 전하고 있는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상임이사
“60년 전 이곳에서 벌어진 과오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날 위령제에서 구수정 상임이사는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랑하는 부모와 자식, 형제와 이웃을 잃고 해마다 보름달이 차오를 때면 60년 전의 슬픔을 다시 마주해야 했을 것입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966년 음력 8월 14일, 한국군에 의해 가족과 이웃을 잃은 카인럼 유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며 전한 말입니다.
구 상임이사는 카인럼 마을이 한국 시민사회의 추모와 연대의 마음을 받아준 것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며, “60년 전 이곳에서 한국군에 의해 벌어진 끔찍한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용서를 빕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일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향불을 바치고 있는 카인럼학살 유가족들. 베트남 국영방송 브이티브이(VTV)가 현장을 취재했다.
띤케사 인민위원회 역시 “6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카인럼의 유가족과 주민들이 겪은 아픔과 상실은 여전히 그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베평화재단의 위령비 개보수 지원과 60주기 위령제 방문이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와 우의를 더욱 깊게 하는 데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위령제 소식을 베트남 국영방송 브이티브이(VTV)가 9월 25일 방송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카인럼학살이란?
1966년 9월 28일(음력 8월 14일) 베트남 꽝응아이성 띤케사 카인럼촌에서 한국군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입니다. 당시 주민 84명이 집단희생됐습니다. 당시 한국군 청룡부대의 황금작전은 1966년 9월 24일부터 9월 29일까지 카인럼을 포함한 꽝응아이성 일대에서 벌어졌습니다. 2019년에는 베트남 민간인학살 피해자와 유가족 103명이 한국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당시 카인럼에서도 응오반끼엣 등 4명의 유가족이 청원에 함께했습니다.
시민 311명의 마음으로 새롭게 단장한 카인럼 위령비
이번 카인럼 위령비 개보수에는 한국 시민 311명이 카인럼학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과 연대하기 위해 모금한 미화 1만 달러가 사용됐습니다. 당초 띤케사 인민위원회는 한베평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카인럼학살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소규모 기념관 건립과 위령비 개보수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기념관 건립은 추진하지 않고 기존 위령비와 주변 추모공간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조정했습니다.
새롭게 건립된 카인럼학살 희생자 84명 명단이 새겨진 위령비를 보고 있는 유가족들
새롭게 건립된 카인럼학살 희생자 84명의 명단이 새겨진 위령비 앞에서. (왼쪽부터) 전쟁기념관을 바꾸는 시민활동가들의 모임 '탄탄이' 활동가 궁정욱, 띤케사 인민위원회 직원,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
이번 개보수를 통해 카인럼학살 희생자 84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가 추가로 건립됐고, 위령비를 보호하기 위한 지붕도 설치됐습니다. 낡고 훼손됐던 위령비 앞 공간 약 194.5㎡를 정비했으며, 기존 위령비와 담장, 출입문 등도 모두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계획했던 위령비 뒤편 가족묘 진입로 포장 공사와 학살 관련 유적인 우물 정비 역시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카인럼학살 위령비는 2023년 성급 역사유적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보수를 통해 노후한 시설을 정비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변화는 카인럼 마을의 요청에 한국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응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2019년 청와대에 청원서를 보냈던 카인럼학살 유가족 응오반끼엣과 구수정 상임이사.
카인럼학살 유가족 한 명 한 명에게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가 연대의 인사를 건냈다.
구수정 상임이사는 “6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카인럼의 유가족들은 여전히 희생된 가족들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번 위령비 개보수를 계기로 더 많은 한국 시민들이 카인럼학살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곳을 찾아 유가족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베평화재단도 앞으로 카인럼학살의 역사와 피해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한국 시민사회에 알리고, 한국 시민들이 카인럼 위령비를 찾아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 카인럼 60주기에 조화를 보내주신 분들
- 베트남평화의료연대
- 민변 베트남전 진실규명 TF
- 산마을고등학교
-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 이대훈
- 호아빈의리본
- 한베평화재단
- 한국의 시민들(60송이 국화꽃)
+ 시민들이 마련해주신 추도사업 후원금으로 카인럼학살 유가족 42가구에 소정의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카인럼을 시작으로 꽝응아이성에서는 9월부터 12월까지 여러 피해 마을에서 학살 60주기 위령제와 따이한 제사가 이어집니다. 빈타인, 띤토, 호아떠이, 지엔니엔·프억빈, 하떠이, 빈호아 등의 마을에서도 차례로 60주기 위령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한베평화재단은 각 마을에서 열리는 60주기 위령제에 조화와 60송이의 국화꽃을 보내는 시민참여 추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인럼 위령비 개보수와 60주기 위령제에 평화의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60주기 마을에 60송이 국화꽃 보내기
카인럼학살 60주기 베트남 국영방송 브이티브이(VTV) 2026년 9월 25일 보도.
이하 보도 내용 채록 번역.
[앵커] 여러분, 1966년 가을의 운명적인 그날로부터 어느덧 6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꽝응아이성 띤케사 카인럼의 땅에서 무고한 민간인 84명이, 그중 대부분이 여성과 노인, 어린이였던 이들이 전쟁의 비극적인 어느 아침 영원히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말끔하게 보수된 위령비 앞에서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과, 사죄의 마음을 품고 이곳을 찾은 한국 사람들이 만난 것입니다.
[기자] 그것은 바로 ‘평화의 말’을 나누는 만남이었습니다. 이는 양심의 각성과 베트남 민족의 위대한 관용에서 비롯된 목소리입니다.
카인럼 마을의 평화로운 들판에서 이루어진 이 만남은, 60년 전 그 운명적인 아침의 유일한 생존자인 끼엣 씨와 한국에서 온 여성 구수정 박사가 서로의 손을 굳게 맞잡는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향을 피우며, 이 땅에 영원히 잠든 끼엣 씨의 가족과 친지들을 추모했습니다. 향 연기 속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과거의 극심한 고통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용서와 화해를 향한 마음이 대신했습니다.
[응오반끼엣, 피해생존자] 이제 우리가 서로 손을 잡고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젊은 시절에는 서로 알지 못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보듬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과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만나고, 인간적인 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판딘지에우, 유가족] 그 당시의 상처를 우리가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때 희생된 분들은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오늘날에는 그들의 유가족과 후손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 후손들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이곳이 발전해 나가는 가운데 다시 이곳을 찾아와 서로 만나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사랑과 화해를 배워가는 것, 그것이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남겨진 사람들이 건넨 용서의 말은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역사의 진실을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2026년 가을, 학살이 발생한 지 꼭 6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처음으로 한국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카인럼 추모식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한국 시민 311명이 모금한 1만 달러의 지원금은 단순히 위령비를 새롭게 단장하고, 차양 시설을 설치하거나 마당을 정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선대가 저지른 일로 인해 생겨난 고통스러운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메우고자 하는, 후세대의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상임이사] 지역 주민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분들은 과거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셨고, 우리는 그것을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 그분들을 위로하고 함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만남을 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사과하고 싶고, 다른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이 사업의 지원 활동을 더욱 굳은 결심으로 계속해 나가야겠다는 힘을 얻게 됩니다.
[보민찐, 띤케사 인민위원회 부주석] 한베평화재단과 한국의 여러 시민·개인들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며, 지방정부와 함께 학살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전쟁으로 인한 과거의 상처를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풀어가고, 더 평화롭고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서로 협력해 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자] 역사는 바꿀 수 없지만, 역사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오늘날 카인럼 유적지는 우리에게 평화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60년의 세월을 지나, 한 송이의 헌화와 새롭게 단장된 위령비,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굳게 맞잡은 손. 그것이야말로 인간애와 화해, 그리고 평화의 말이 가진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가장 생생한 증거입니다.
카인럼 60주기 한겨레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