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및 보도자료[성명서] 베트남전의 뼈아픈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라! -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단호히 거부하라

202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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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베트남전의 뼈아픈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라!

 -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단호히 거부하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3일(현지시간) 한국·일본·중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상황에서, 주요 이해 관계국들을 명분 없는 전쟁의 늪으로 끌어들이려는 위험한 시도다. 이미 일본과 영국, 프랑스 등은 즉답을 피하며 거리를 두고 있고, 중국 역시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청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침략전쟁에 군대를 동원할 수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평화주의 원칙이다. 더욱이 이번 이란 침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에 직면한 침략전쟁이며, 수많은 어린이들을 집단학살한 중대한 전쟁범죄다. 이러한 전쟁에 한국군을 보내는 것은 60년 전 베트남전 파병의 과오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일이다.

청해부대의 추가 파병이나 임무 확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청해부대는 해적 대응과 선박 보호를 위해 국회의 동의를 받아 파견된 부대이지, 전쟁 개입을 위한 부대가 아니다. 지난 2020년,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작전 구역을 확장해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했을 당시 시민사회는 이를 엄중히 규탄한 바 있다.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사실상의 파병을 강행한다면 이는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다.  국방부가 이를 추진한다면 국회가 앞장서서 거부해야 한다.

전략적·외교적 관점에서도 청해부대 파병은 자멸적인 선택이다. 한국 군함의 파견은 즉각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동참으로 간주될 것이며, 스스로 이란과의 적대 관계를 자초하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경제 불안의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길은 전쟁의 확산이 아니라 즉각적인 중단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대와 위협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이다.

베트남전 파병이 남긴 깊은 상흔은 오늘날 우리가 직시해야 할 역사의 엄중한 경고다. 당시 한국 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베트남전 참전을 결정했고, 우리 청년들은 ‘용병’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명분 없는 전쟁을 수행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등 수많은 전쟁범죄가 발생했으며, 한국은 베트남 민중의 고통과 우리 청년의 희생을 담보로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는 부끄러운 역사를 남겼다. 비전투부대로 시작된 발걸음이 결국 전투병 파병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의 파병 제안은 대한민국을 ‘제2의 베트남전쟁’의 늪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치명적인 덫일 뿐이다. 

지금 한국 정부가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한 거부 입장 표명이다. 파병은 물론 어떠한 형태의 군사적 협력도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사를 밝혀라. 그간 정부는 이란 침공에 대해 신중한 입장만 반복하며 주권국가로서의 책임을 회피해 왔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가 국민들의 불안과 위기 의식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요구에 당당히 거부 입장을 밝히는 것, 그것이 베트남전쟁의 뼈아픈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있는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다.


2026년 3월 15일

한베평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