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한베평화재단 1월 소식] 한·베 수교 30주년의 해를 열며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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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평화재단 온라인 소식지 ㅣ 제54호 2022-01-28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1975년, 길고 길었던 베트남전쟁이 끝나고 오랜 단절의 시간을 지나 두 나라가 다시 손을 잡은 것은 종전 후 17년이 지난 1992년 12월 22일이었습니다.

 

한‧베 수교 30주년을 맞아 관계 기관은 여러 행사 준비로 바쁩니다. 전통 음식과 K-pop을 소개하는 행사를 만들고, 수출입 증가 위한 협약을 논의하고, 여행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겠다는 발표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베트남전쟁에 대한 충분한 사죄와 성찰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후에 우리가 반드시 고민하고 가꾸어나아가야 하는 책임에 대한 언급조차 없습니다.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2002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9년)’. 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규정짓는 국가의 슬로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국가의 기억은 외교와 경제를 앞세워 두 나라의 관계를 ‘화해’시키기에 급급했습니다.

 

베트남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피해 문제는 국가 간 해결해야할 ‘과거사’이자 ‘외교 쟁점’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여전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인권의 문제입니다. 국가의 침묵과 회피 속에 여전히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미 수십 년 전의 일이지만 여전히 몸에 남아 있는 죽음의 흔적은 그 날을 기억합니다. 살아남은 이들은 그날 들판의 풀 모양, 들리던 소리를 생생한 현재로서 기억합니다.

 

한베평화재단은 지난 6년 동안 작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재단의 중요 사업이었던 베트남 평화기행이 일시정지 되었고, 매달 열어온 평화강좌가 멈추었으며, 거리와 현장에서 시민을 만나는 기회도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재단은 할 수 있는 작은 사업을 가꾸어 나갔습니다. 한국 사회에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확산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기록과 기억을 위한 학술연구 활동, 베트남전쟁 참전군인과 소통하는 자리, 그리고 청소년과 청년을 만나 전쟁과 평화를 상상하는 자리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자 희망을 꿈꾸게 했습니다.

 

재단이 던진 질문이 울림이 되어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누구도 말하지 않는 외면한 기억을 보듬고 기억하도록, ‘기념’을 넘어 ‘평화’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한베평화재단은 올해에도 묵묵히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2022년 1월, 한베평화재단 드림

베트남 추도사업 [월간 봉화]
마을 학생 청년 100명을 초대하려 했는데

요즈음은 ‘부캐 전성시대’라고 하지요. ‘부캐’는 ‘평소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소식지를 새로 개편하며 재단의 베트남 추도사업 소식을 전하는 부캐 ‘봉화씨’를 만들었답니다. 베트남어 ‘봉화(vòng hoa)’는 화환, 조화를 뜻하거든요.


한 해의 시작 1월은 모두가 바쁜 시기입니다. 재단도 분주히 따이한 제사와 위령제를 맞은 마을 곳곳에 평화의 꽃을 보냈답니다. 베트남에서 보낸 봉화씨의 편지를 열어보세요.

진상규명·평화연대
“원고측의 고경태 증인 신청을 채택합니다” 국가배상소송 5차변론 후기

지난 11일,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관련 국가배상소송 5차 변론기일이 진행되었습니다. 4차 변론기일에서 참전군인 류진성님이 직접 법정 증언한 이후 한 달 만이네요. 이번 재판에서는 그간 베트남전쟁 문제의 진상규명 운동에서 제기되었던 수많은 문제들이 법정 쟁점으로 등장했습니다.


가장 뜨거운 화두는 퐁니·퐁녓마을 학살을 20여 년간 취재하고 조사해온 고경태 기자(현 한베평화재단 이사)의 증인 채택 문제였는데요. 첨예한 논쟁 끝에 재판부는 다가올 6차 변론기일(2022.04.12.)에 고경태 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원고 퐁니·퐁녓마을의 응우옌티탄 대리인 VS 피고 대한민국 대리인! 치열한 법정 공방 현장이 궁금하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보세요.

아카이브 에세이 '

비는 마음, 비(碑)는 마음

/ 권현우(짜노) 활동가

아카이브 에세이 '숨'은 한베평화재단 베트남전 아카이브 사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재단의 아카이브 팀장 권현우(짜노) 활동가가 베트남 피해자의 증언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과정, 희생자 명단 확인과 위령비를 찾는 과정 등 ‘사업’에는 담기지 않는 이야기와 숨결을 짧은 글로 연재합니다. 네 번째 에피소드의 제목은 '비는 마음, 비(碑)는 마음'인데요. 베트남전쟁 이후, 때로는 '기억투쟁의 상징'으로, 때로는 '마을 주민을 위로하고 투영하는 상징'으로 해석되는 한국군 피해 마을의 위령비를 마주하고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평화교육 
2020-2021 한베평화재단과의 베트남전쟁 필드워크를 마무리하며
/ 성미산학교 10기 졸업식 이야기

한베평화재단은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학생들과 ‘베트남전쟁 필드워크’로 전쟁과 평화 이야기를 나누는 연대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화빈’팀을 꾸리고 2년 동안 팀에서 열심히 활동해온 구성원 린(연필)이 12년간의 배움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었는데요. 졸업 프로젝트로 용산 전쟁기념관을 평화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책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따듯한 환대와 든든한 연대가 느껴지는 성미산학교 졸업식 현장과 린(연필)의 졸업 에세이를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