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 기획강좌 연꽃을 기억하는 법> 1강 스케치
불편한 진실을 연극으로 자유롭게 말하다
/ 극단 신세계 김수정 대표
연꽃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떠올릴 때 우리는 어떤 감각을 하게 되나요? 2024년의 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는 그 불편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첫 강의를 맡아준 극단 신세계의 대표 김수정 님은 불편함을 키워드로 연극을 만들고 있습니다. 극단 신세계는 2015년 창단을 했고 20여 명의 단원들과 10여 명의 기술 스태프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외면해 온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대면해서 날카롭지만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모순들을 바라보는 공연들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기 위해 작품으로 무슨 얘기를 할 건지를 처음부터 팀원들과 설계하면서 진행을 합니다. 개념어 하나로 출발을 해서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대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공동창작을 한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상상이 되시나요? 공연을 볼 때마다 '진짜 고민 많이 했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불편한 진실은 뭘까? 그리고 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불편한 진실일까? 이 두 가지의 물음을 가지고 극단 신세계는 2021년 연극 별들의 전쟁을 만들었습니다. 이 연극을 만들기 전 ‘공주들’이라는 대한민국 성착취 메커니즘에 대한 100년사를 짚어내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 할머니의 진술 중에서 ‘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는데 내 아들이 베트남 전쟁에 가서 내가 당했던 짓을 베트남 여성한테 똑같이 하고 있는거야’라는 워딩을 발견했고 베트남전쟁이 뭐지? 왜 모르지? 라는 질문과 불편함으로 연극 ‘별들의 전쟁’을 만들었습니다.
연극 ‘별들의 전쟁’ 무대에는 빈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빈자리는 피고 대한민국의 자리이자 가해자를 위한 자리인데요, 과연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를 질문하는 연극입니다. 관객들을 재판에 최종판결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배심원으로 초대합니다. 관객들은 치열한 법정 공방의 현장에서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대한민국의 유무죄를 직접 판단하게 됩니다. 일주일 전인 4월 4일 소모임 <기기: 기억과 기념>에서 이 연극을 유튜브로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었는데 정말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보는 내내 이러저러한 불편함이 올라와서 뒤풀이도 가질 수밖에 없었답니다.
김수정 님은 이후로도 희곡집 생활풍경에 담긴 연극들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의 불편함을 다룬 ‘사랑하는 대한민국’은 왜 이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까를 질문합니다. 이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대한민국을 사랑해야할 것 같은데 어떻게 사랑하지?를 질문합니다.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진 않지만 포기하지는 않게 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안전가족’은 요르고스 란티모스(현재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 ‘가여운 것들’의 감독)의 송곳니를 각색한 작품으로 가부장제 안에서 답습되는 폭력을 괜찮은 척, 평화로운 척, 사랑인 척하고 살아가는 가족 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고자 했던 작품입니다. ‘말 잘 듣는 사람들’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말을 잘 들어왔는지, 보이지 않는 명령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생활풍경’은 장애인학교의 설립 여부를 놓고 토론을 하는 연극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토론을 할 때마다 생활 풍경에서 갖고 있는 방식이 유사하게 반복이 되는 점이 놀랍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극단 신세계의 연극들 중 일부를 영상으로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극단 신세계의 온라인 컬렉션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필수!)
2부에서는 불편함을 마주하는 연습을 해보자며 대본 리딩을 진행했습니다. 시작하면서 작품이 갖고 있는 불편한 내용들과 폭력과 욕설들이 나올 수 있으니 불편할 경우 손을 들고 공간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불편함을 마주하지만 안전함을 고려하는 극단 신세계의 매력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대본 리딩은 우선 극단 신세계에서 오신 분들이 (실제 별들의 전쟁에서 배역을 담당했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먼저 진행하고 다른 참여자들도 초대되어 그 역할 부분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초대를 받아 극단 신세계의 배우들과 대본리딩을 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감히 함께 대본을 읽는다니 너무 떨리기도 하는 마음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무대가 마련된 것도 아닌데 그저 앉아서 대본만 읽는 것 뿐이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현장감 가득하면서도 내용이 주는 불편함으로 인도되었습니다. 참전군인 변구윤의 심문, 참전군인의 손녀 장용선의 심문, 그리고 마지막 판결하는 장면으로 구성된 대본 리딩은 연극 별들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주요 질문들을 마주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극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4.16 타임 테이블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현재 텍스트가 25-30페이지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사건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동일한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책임자 처벌이나 진상규명이 안되고 있습니다. 김수정 님은 이 텍스트가 100페이지가 될 때까지 끝까지 가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오늘이라는 날짜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졌다'라는 타임테이블이 쓰여질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전해주셨습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도 알차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11월 재공연이 잡혔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어떻게 변경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에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하미마을 연꽃이 알려주는 진실에의 염원, 그리고 보편적인 연꽃의 여러 상징들 중 ‘불편함’이라는 감각에 집중하고 그 감각이 알려주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연꽃을 기억하는 법’이라는 주제로 베트남전쟁을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강연에 계속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강연보기>
글|아침 활동가
사진|아침 활동가, 이정란 활동가
<2024 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 기획강좌 연꽃을 기억하는 법> 1강 스케치
불편한 진실을 연극으로 자유롭게 말하다
/ 극단 신세계 김수정 대표
연꽃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떠올릴 때 우리는 어떤 감각을 하게 되나요? 2024년의 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는 그 불편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첫 강의를 맡아준 극단 신세계의 대표 김수정 님은 불편함을 키워드로 연극을 만들고 있습니다. 극단 신세계는 2015년 창단을 했고 20여 명의 단원들과 10여 명의 기술 스태프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외면해 온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대면해서 날카롭지만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모순들을 바라보는 공연들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기 위해 작품으로 무슨 얘기를 할 건지를 처음부터 팀원들과 설계하면서 진행을 합니다. 개념어 하나로 출발을 해서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대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공동창작을 한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상상이 되시나요? 공연을 볼 때마다 '진짜 고민 많이 했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불편한 진실은 뭘까? 그리고 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불편한 진실일까? 이 두 가지의 물음을 가지고 극단 신세계는 2021년 연극 별들의 전쟁을 만들었습니다. 이 연극을 만들기 전 ‘공주들’이라는 대한민국 성착취 메커니즘에 대한 100년사를 짚어내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 할머니의 진술 중에서 ‘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는데 내 아들이 베트남 전쟁에 가서 내가 당했던 짓을 베트남 여성한테 똑같이 하고 있는거야’라는 워딩을 발견했고 베트남전쟁이 뭐지? 왜 모르지? 라는 질문과 불편함으로 연극 ‘별들의 전쟁’을 만들었습니다.
연극 ‘별들의 전쟁’ 무대에는 빈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빈자리는 피고 대한민국의 자리이자 가해자를 위한 자리인데요, 과연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를 질문하는 연극입니다. 관객들을 재판에 최종판결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배심원으로 초대합니다. 관객들은 치열한 법정 공방의 현장에서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대한민국의 유무죄를 직접 판단하게 됩니다. 일주일 전인 4월 4일 소모임 <기기: 기억과 기념>에서 이 연극을 유튜브로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었는데 정말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보는 내내 이러저러한 불편함이 올라와서 뒤풀이도 가질 수밖에 없었답니다.
김수정 님은 이후로도 희곡집 생활풍경에 담긴 연극들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의 불편함을 다룬 ‘사랑하는 대한민국’은 왜 이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까를 질문합니다. 이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대한민국을 사랑해야할 것 같은데 어떻게 사랑하지?를 질문합니다.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진 않지만 포기하지는 않게 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안전가족’은 요르고스 란티모스(현재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 ‘가여운 것들’의 감독)의 송곳니를 각색한 작품으로 가부장제 안에서 답습되는 폭력을 괜찮은 척, 평화로운 척, 사랑인 척하고 살아가는 가족 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고자 했던 작품입니다. ‘말 잘 듣는 사람들’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말을 잘 들어왔는지, 보이지 않는 명령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생활풍경’은 장애인학교의 설립 여부를 놓고 토론을 하는 연극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토론을 할 때마다 생활 풍경에서 갖고 있는 방식이 유사하게 반복이 되는 점이 놀랍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극단 신세계의 연극들 중 일부를 영상으로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극단 신세계의 온라인 컬렉션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필수!)
2부에서는 불편함을 마주하는 연습을 해보자며 대본 리딩을 진행했습니다. 시작하면서 작품이 갖고 있는 불편한 내용들과 폭력과 욕설들이 나올 수 있으니 불편할 경우 손을 들고 공간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불편함을 마주하지만 안전함을 고려하는 극단 신세계의 매력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대본 리딩은 우선 극단 신세계에서 오신 분들이 (실제 별들의 전쟁에서 배역을 담당했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먼저 진행하고 다른 참여자들도 초대되어 그 역할 부분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초대를 받아 극단 신세계의 배우들과 대본리딩을 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감히 함께 대본을 읽는다니 너무 떨리기도 하는 마음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무대가 마련된 것도 아닌데 그저 앉아서 대본만 읽는 것 뿐이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현장감 가득하면서도 내용이 주는 불편함으로 인도되었습니다. 참전군인 변구윤의 심문, 참전군인의 손녀 장용선의 심문, 그리고 마지막 판결하는 장면으로 구성된 대본 리딩은 연극 별들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주요 질문들을 마주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극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4.16 타임 테이블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현재 텍스트가 25-30페이지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사건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동일한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책임자 처벌이나 진상규명이 안되고 있습니다. 김수정 님은 이 텍스트가 100페이지가 될 때까지 끝까지 가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오늘이라는 날짜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졌다'라는 타임테이블이 쓰여질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전해주셨습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도 알차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11월 재공연이 잡혔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어떻게 변경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에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하미마을 연꽃이 알려주는 진실에의 염원, 그리고 보편적인 연꽃의 여러 상징들 중 ‘불편함’이라는 감각에 집중하고 그 감각이 알려주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연꽃을 기억하는 법’이라는 주제로 베트남전쟁을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강연에 계속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강연보기>
글|아침 활동가
사진|아침 활동가, 이정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