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중인 활동

평화교육<9월 월례강좌 스케치> 지구해방을 상상하는 기후운동

<9월 월례강좌 스케치> 



지구해방을 상상하는 기후운동


-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 반대 투쟁기 /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

 - 베트남 다큐 <물의 요정이 바다를 떠날 때> 상영회


한베평화재단 평화아카데미 [베트남전쟁 & 안과밖] 9월에는 <청년기후긴급행동>의 강은빈 대표를 초대해 "지구해방을 상상하는 기후운동: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 반대 투쟁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강연에서는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를 다룬 베트남 다큐 "물의 요정이 바다를 떠날 때"를 청중 분들과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큐 ‘물의 요정이 바다를 떠날 때’ 의 한 장면



다큐 ‘물의 요정이 바다를 떠날 때’는 2018년에 촬영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베트남 북부 하띤성에 건립된 붕앙1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베트남 전반의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환경운동단체 녹색창조발전센터(Green ID) 관계자들이 진행한 피해 마을 주민 인터뷰 이야기, 발전소 문제 관련 인민위원회 간부들의 입장과 녹색창조발전센터에서 짚어내고 있는 주요 문제들 등으로 영화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큐에서는 발전소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어 생업을 잃은 어민들의 이야기, 재정착지로 이주한 주민들의 힘겨운 삶, 급증한 미세먼지 문제와 높아진 암발병율 그리고 원칙대로 가동되지 않아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몇몇 발전소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전력과 한국 기업들의 참여로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가 건립 중인 상황이라 영화 속 이야기가 너무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반대 투쟁 이야기를 나누어준 강은빈 님은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빈 님은 ‘저발전국을 돕겠다는 논리’ 속에서 해외석탄발전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2020년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선언과 석탄발전수출 결정이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습니다. 국회에서도 기후위기 결의안이 통과되었지만 해외석탄발전 투자금지법은 계류가 된 상황에서 석탄발전소 수출은 승인이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탄소중립이네 뭐네 선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발전이네, 국익이네하는 허상을 쫓는 한국 사회의 이중적인 모습에 실망과 허탈함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런 허탈함 속에서도 <청년기후긴급행동>은 2021년 2월, 분당의 두산타워 앞에 있는 ‘DOOSAN’ 로고 조형물에 녹색 수성 스프레이를 칠하고, “Shame on DOOSAN, 최후의 석탄발전소는 내가 짓는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습니다. 이는 한국의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수출에 반대하고, 기업의 위장환경주의(greenwashing) 문제를 폭로하기 위한 정치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긴급행동에 1,84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은빈님은 국가에 조형물 등의 재산을 보호해주고 스프레이를 뿌린 것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은 있는 반면, 이들이 환경을 파괴하며 돈을 버는 방식에는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지 물으며 외국과 생태계에 피해를 끼치는 막중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묻는 법은 없는 모순을 꼬집었습니다. 기후정의 문제가 단순히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에 작동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한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은빈 님은 베트남 정부가 기후·환경 활동가들을 연행하고 징역형에 처하면서 한편으로는 에너지 전환기금으로 150억달러 원조를 받고 석탄화력발전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있는 현실도 들여주었습니다. 국제 원조의 조건이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고 에너지 전환 과정에 활동가를 참여시키라는 것이었음에도 여전히 기후·환경 활동가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20세기 베트남전 파병, 21세기 수출경제 사업 등이 맞닿은 지점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 민간인학살과 생태학살, 책임지지 않고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이익(국익)만을 우선시하는 정책결정이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비극을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은빈 님은 임재성 변호사(한베평화재단 이사)의 칼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가해자의 자리에 선다는 것」을 인용하면서 연결된 구조 속에서 한편으로 좋은 것들을 누리고 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누군가에게는 아픔과 고통이 축적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었습니다. “불편하고 두려운 질문을 피하지 않고 계속 던질 수 있는 만큼 평화로 갈 수 있다.”는 칼럼의 내용처럼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마주하기 어려워했던 지점들에 귀기울이고 연결될 때 회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사업에 대해 950억원 손해가 날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추가 환경시설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고, 해당 환경시설의 건설비 및 운영비를 반영할 경우 운영수입보다 운영비용이 더 커질 것으로 평가했지요. 2020 국감자료 참조) 그렇다면 누구의 이익이고 누구의 손해인지를 따져 결정자들에게 죄를 물어야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너무나 힘겨운 일이 되겠지요? 대가는 다른 곳에서 치루게 되고 이익은 정해진 사람들만 얻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체념하기 쉽습니다. 그래도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은 여러 가지를 가능하게 합니다. 착취를 통해서만 가능한 삶의 양식을 알아차리는 것, 다른 삶의 양식을 만들어나가는 것,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 등등. 죄책감에서 책임감으로 향하려는 활동가로서의 마음가짐, 역사의 지평선을 여는 연대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은빈 님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이어지는 10월 월례강좌는 베트남전 참전 경험으로 시집 '베트남, 내가 두고 온 나라'(1982년 출간, 2019년 재출간)를 펴낸 김태수 시인 님을 모시고 또 한번의 의미있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10월 26일(목) 저녁 7시!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 아침, 짜노

사진 | 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