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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12월 옥수수다 스케치] 군대도 병역도 당연하지 않다 / 두부, 용석

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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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옥수수다 스케치]


군대도 병역도 당연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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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평화재단에서 옥수수다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모였다.
기존 병역거부 관심자는 물론 다양한 연령, 계층의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2025년 마지막 옥수수다의 이야기 손님은 한베평화재단의 두부 활동가와 전쟁없는세상의 이용석 활동가입니다. 이번 대화 주제는 바로 ‘병역거부’인데요. 두부 활동가는 재단을 만나기 이전부터 병역거부를 고민해 왔습니다. 이용석 활동가는 국내에서 병역거부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던 2005년에 병역거부를 했고, 현재까지 평화운동가로서의 삶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베평화재단은 다가올 두부의 병역거부 선언을 앞두고, 군대와 병역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보고자 12월 10일에 옥수수다를 마련했습니다. 1부에서는 병역거부운동에 대한 두 활동가의 생각과 이들의 병역거부 결심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고, 2부에서는 참여자들이 질의응답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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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용석과 두부의 사회자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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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라는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유머와 유쾌함이 빛났던 이용석 활동가(전쟁없는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용석

Q. 20년 전, 병역거부를 하셨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병역거부 운동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한국에서 병역거부 운동은 2000년대 초반에 활발히 이루어졌는데, ‘병역거부’라는 말조차 낯설던 이 시기에는 진보적인 사람들도 병역거부 운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대중의 비난도 거셌고 병역 관련 일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초기 병역거부 운동은 인권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식으로 전개되었어요. 이후 군사주의와 전쟁에 저항하는 평화운동의 맥락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초기 병역거부 운동은 크게 주목받았어요. ‘스스로 감옥에 간다’는 사실이 큰 파급력으로 작용했고요. 그러나 대체복무제가 도입된 이후로는 운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줄었습니다. 두부처럼 공개적으로 현행 대체복무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체복무제를 거부한 채 감옥에 가는 사람이 늘면 병역거부 운동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병역거부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누군가에게는 명확한 계기가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의 병역거부자들의 소견서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이유는 이라크 파병이었고요, 누군가는 미군 기지 확장 공사가 진행된 평택 대추리에서 한국군의 무력 진압을 경험하고 병역거부를 결심하였죠. 또 누군가는 용산 참사 속 군경의 폭력성을 보고, 또 누군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병역을 거부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명확한 계기나 이유를 드는 것이 어려운데요, 저는 평화주의자여서 병역거부를 한 게 아니고, 병역거부를 하다 보니 평화주의자가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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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체복무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현행 대체복무제에 문제가 많다고 들었는데, 제도의 주요 개선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2020년부터 대체복무제가 시행되면서 군대에 가는 대신 사회복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입 당시 국가는 군대 징집 인원이 줄 것을 우려하였는데요, 이에 현행 대체복무제는 심사제의 형태로 운영되며, 감옥이라는 교정 시설에서만 3년을 복무해야 하는 열악한 형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병역거부 운동의 일환으로 대체복무제의 개선 방향도 논의되어 왔습니다. 첫째로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 군 복무의 1.5배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 둘째로 대체복무의 분야를 소방·재난·사회복지 등 사회 공헌이 가능한 여러 곳으로 넓히는 것, 셋째로 대체복무 담당 기관이 군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Q. 최근 바뀐 병역법 시행령에 큰 문제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A. 예전에는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전과자가 되면, 제2국민역(지금의 전시근로역)이 되어 평시에는 징집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 1월 1일부로 바뀐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병역을 거부하여 ‘병역법 위반’으로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산 사람도 다시 입영 영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인권 침해적이며 반헌법적인 조치입니다. 그간 시행령의 적용을 받을 만한 사람이 없어 문제제기가 어려웠지만, 당사자(두부)가 등장함으로써 공식적인 문제제기가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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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 사실은 많이 떨렸을지도 모를 자리였다.  
두부 활동가의 침작함과 진솔함이 빛났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두부

Q. 병역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A. 제가 바라는 ‘평화’가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병역거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돕는 일이 좋아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그 연장선에서 사회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활동했던 단체는 평화통일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저는 북한과의 접경 지역이자 군부대가 많은 파주 문산에 살면서 등교할 때 사격 훈련 소리를 듣는 것이 일상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분단과 통일 의제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함께 활동하던 사람들은 저와 다른 방향에서 평화를 말했습니다. 그들의 평화는 핵무기, 군사 훈련 등을 긍정하는 '자주국방'에 머물러 있었어요. 저는 여기에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뿐 아니라 전세계의 다양한 전쟁과 분쟁이 종식되는, 그래서 이 세상에서 군대도 사라지는 그런 평화를 추구했거든요.

활동하던 단체를 나온 이후 저는 ‘무기를 내려놓는 실천’으로서 병역거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금기에 도전>(2021)을 보러 간 것을 계기로 전쟁없는세상 활동에 함께하면서 병역거부를 결심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Q. 대체복무제마저 거부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집총을 거부하고 군대를 피할 수 있게 된 점에서 대체복무제는 소중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대체복무가 과연 군사주의에서 온전히 벗어난 것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대체복무의 심사위원회는 병무청의 산하조직이며, 심사위원에는 국방부와 병무청이 추천한 인사가 포함됩니다. 현행 대체복무제가 군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체복무제의 한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이 제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려면, 지금의 대체복무제를 거부하면서 직접 문제제기가 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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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두부 활동가가 제주에 있는 한베평화재단 이사장 강우일 주교를 찾아 본인의 병역거부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강우일 이사장은 어려운 길을 선택한 두부 활동가에 대한 따스한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해주었다.


Q. 한베평화재단의 활동가로, 베트남전쟁을 성찰하며 평화운동을 해 오고 있는 두부에게 ‘평화주의’란 무엇인가요?

A. 평화에 관한 이론적인 공부를 해 온 것은 아니지만. 저는 자신의 평화를 지키면서 타인의 평화를 존중하는 자세가 평화주의라고 생각해요. 또, 평화에 대한 인식이 충돌할 때 그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려는 태도가 평화주의라고 생각해요. 재단에서 활동하며 평화주의에 대한 제 생각이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민간인학살 피해를 겪고 오랫동안 진실을 알리고자 투쟁해 온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 님을 비롯해, 평화운동과 병역거부 운동을 이어 온 분들 곁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생각이 견고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 * * * *


[2부 참여자 질의응답 및 집담회]


2부는 두 명의 패널을 비롯한 참여자 집담회로 진행되었는데요,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 그리고 오늘 자리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중 이야기 몇 토막을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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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대체복무제의 문제점부터 두부 활동가의 병역거부선언 이후 진행될 일들에 걸쳐 다양한 질문과 답변, 소감이 이어졌습니다.


Q. 다른 나라에서 운영된 바람직한 대체복무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용석. 징병제가 실시되던 시기 대만의 대체복무는 소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군 당국과 대체복무 당국이 서로 좋은 인력을 데려가고자 경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군 개혁도 이루어졌죠. 독일의 경우, 징병제가 시행되던 당시 군 입대와 대체복무의 비율이 반반이었는데요, 대체복무가 주로 돌봄 영역에서 이루어지면서 사회적인 성 역할 인식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귀감이 될 만한 대체복무제가 시행된 국가들 대부분은 오늘날 징병제 자체를 폐지하였습니다.


Q. 병역거부와 병역기피를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공직자들의 병역기피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용석. ‘병역거부’와 ‘병역기피’를 굳이 구분하지 않으려 합니다. 병역기피는 국가의 언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대중운동으로서 병역거부 운동과 개인적 차원의 병역기피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행위의 옳고 그름이나 숭고함의 차원에서 이 둘을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고위층 인사가 자신의 돈이나 권력을 이용해 군대를 안 가려고 하는 것은 ‘병역 비리’에 불과합니다. 이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 * *


옥수수다를 마무리하면서 이날 사회를 맡은 한베평화재단의 아침 활동가는 “겉보기에 병역거부자만 주인공 같지만, 그간 운동을 이끌어가고 유지해 온 데에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병역거부 운동에 기여해 온 여성 운동가들과 후원회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아침은 한베평화재단 활동가로서 생각하는 병역거부 운동의 시사점도 짚어주었습니다. "베트남전쟁 문제를 이야기하며 ‘한국 사회가 가해자의 자리에 놓였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저는 군대가 가장 큰 폭력의 가해자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사회가 가해자의 자리에 대한 성찰을 하기 위해서는 군대의 폭력성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용석 활동가는 두부 활동가의 병역거부 운동을 응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병역거부를 고민해 왔다. 그러나 이를 끝까지 행하고 행하지 못하고의 차이는 주변으로부터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았는가와 관련이 있다.”면서 “병역거부자가 흔들릴 때 함께 흔들려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두부 활동가는 “모종의 이유로 총을 들고 싶지 않다면, 그 선택이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병역거부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두부는 “이미 전쟁과 분쟁의 현실을 알아버린 상황에서 병역거부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쭉 평화운동을 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주신 분들 덕에 그 흐름에 오를 수 있었다. 나는 평화에 휩쓸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옥수수다 이후로도 한베평화재단와 전쟁없는세상은 병역거부 운동을 대중에게 알리고 군사주의가 비대해진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다가올 두부 활동가의 병역거부 행보에 많은 관심과 마음을 기울여 주세요.


두부와 용석의 이야기 더 보기

 

* 두부 활동가

[인터뷰] 그것은 나에게 자연스러운 결심이었다 / 두부 활동가  (보기)

[인터뷰] 평화를 상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 병역거부자 두부 (보기 )


* 이용석 활동가

[책] 병역거부의 질문들 / 이용석 (보기)

[책] 평화는 처음이라 / 이용석 (보기)

[연재글] 이용석의 전쟁이 묻지 않는 것들 (보기)


* 참고자료

2024 병역거부 가이드북 / 전쟁없는세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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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옥수수다에 전시된 병역거부운동 관련 책자들


※ [옥수수다]는 이야기와 생각을 공유하는 커먼즈 모임입니다. 강연, 발표, 집담회 등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시도합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지가 있어 목소리를 공유하고 싶은 분, 혼자서는 버거워도 누군가와 함께라면 용기를 내서 하고 싶은 분, 베트남전쟁을 포함한 인권, 젠더, 반전, 생명, 평화 이슈에 관심있는 분들을 [옥수수다]의 주인공으로 초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정리 | 두부 활동가
사진 | 라니, 짜노 활동가